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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필리핀 선교환경, 대응책은 무엇인가

자존감 높이는 선교전략 전환 필요하다

개신교회 약진, 자주적 운영 가능해져 … 교육·선교부문서 건강한 성장 역량 돕는 정책 접근 필요

▲ 필리핀 남윤정 선교사가 사역하는 다같이교회 예배당의 주일 풍경. 타갈로그어로 현지인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는 방식이 주효해 여섯 번의 예배마다 포화상태를 이룬다.

심각한 빈부차이와 빈곤한 환경, 마약과 부패로 상징되는 불안한 국내 정세, 수년간 잇따르는 한국인 피살사건. 한국인들 상당수가 갖고 있는 필리핀에 대한 이미지는 이처럼 부정적이다. 하지만 필리핀 내부의 사회변화와 영적 상황을 누구보다 민감하게 느끼고 있는 현지 선교사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만이 전부가 아니라고 말한다.

“아직까지는 한국과 필리핀 사이에 GDP 등 전체적인 국력에 있어서 격차가 큰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필리핀의 빠른 경제성장, 점점 탄탄해지는 인구구조 등을 살펴볼 때 앞으로 2050년을 즈음해서는 두 나라의 수준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필리핀이 한국을 앞지를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총회세계선교회(GMS) 소속 임종웅 선교사는 필리핀의 국가경쟁력이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한국교회가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그 가운데 개신교의 약진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강조한다.

실제로 가톨릭 국가로만 인식되어왔던 필리핀의 개신교 인구는 현재 전체 인구의 9% 이상, 최대 11%까지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회 수만도 무려 6만 7000여 개에 이른다. 1974년부터 필리핀 전 민족 복음화를 꿈꾸며 전개해온 ‘DAWN 2000운동’의 목표가 이미 2000년 무렵 5만 교회 달성을 이룬 상태에서, 이후 15년 사이에도 꾸준한 성장이 진행된 것이다.

이는 선교지로서 필리핀을 대하는 한국교회의 인식이 달라져야 함을 의미한다. GMS 태평양지역선교부장 김낙근 선교사는 이렇게 말한다.

“필리핀의 개신교회는 이미 자주적인 운영이 가능할 정도의 규모와 수준을 갖춘 상태입니다. 더 이상 예배당 건축 중심의 선교전략만으로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이제 한국교회는 필리핀의 교회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과 선교부문 등의 역량을 키워주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꾸어가야 합니다.”

특히 선교사들은 일방통행적인 복음전달 방식, 시혜 중심의 방식에서 현지인들과 더 긴밀히 소통하고 그들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방식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 중에서도 핵심적 전략의 하나가 바로 타갈로그어를 통한 접근이다.

필리핀의 국력이 향상되면서 공용어인 영어 대신 현지어인 타갈로그어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고, 이는 많은 선교사들이 현장에서 체감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여기서 마닐라 인근 바라스지역에서 사역중인 남윤정 선교사의 사례를 살펴보자.

남 선교사가 개척한 다함께교회(Together Church)는 지난 2년 사이 엄청난 부흥을 경험했다. 도시 변두리 작은 교회인데도 매주일 6부까지 예배를 진행한다. 40명 안팎을 간신히 수용할 수 있는 예배당은 진작 한계 상황에 부닥쳐 이전을 추진해야 했다. 보통은 선교사들이 개척한 교회에 어린이들이 더 많이 몰리는데, 특이하게도 다함께교회에는 어른들이 더 많았다.

종교가 없었던 사람들, 타종교 출신들까지 가릴 것 없이 개종하여 교회의 일원이 됐다. 처음에는 단 한 명이라도 잘 훈련된 제자를 양성했으면 했던 남 선교사의 목표도 바뀌었다. 머잖아 교인 수 500명을 바라보게 된 상황에서 더 규모 있게 조직되고, 자립 능력까지 갖춘 교회를 꿈꾸게 된 것이다.

다함께교회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데는 임대주택 지구라는 환경, 헌신된 성도들의 조력, 그리고 주파송교회인 수원제일교회를 비롯한 후원교회들의 지원에 힘입은 바가 크다. 하지만 결정적인 또 다른 요인이 있다는 게 이 교회의 사정을 잘 아는 이들의 결론이다.

평신도 시절 단기선교사로 사역했던 필리핀에 정식 선교사로 다시 부임한 남 선교사는 지난 6년의 시간 동안 무려 4년을 타갈로그어 습득에 집중했다. 현지인들과의 장벽을 허무는 데는 역시 언어 문제 해결이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바로 그 선택이 주효한 것이다.

“확실히 설교자의 타갈로그어 사용이 현지인들에게 크게 어필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물론 언어사용에 있어서 아직 서투르고 어색한 점이 많지만, 그런 부족한 면이나 실수까지도 현지인 성도들과 더욱 친숙해지고 스스럼없이 동역하는 계기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남 선교사와 같은 신입선교사들 뿐 아니라 오랜 경력의 중견선교사들까지도 타갈로그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기에, 최근에는 ‘한글-타갈로그어 대조성경’ 발간 같은 결실들도 나타날 수 있었다. <아래 상자기사 참조>

물론 언어문제만이 필리핀 선교에 있어서 만능 키는 아니다. 빈부차가 여전히 극심한 사회적 환경에서 이를 해소하는 노력도 필요하고, 그것은 김병천 선교사처럼 한국에서 목회사역 은퇴 직후 쓰레기마을 ‘톤도’에 뛰어들어 밥퍼사역 등을 펼치는 시니어선교사가 존재하는 이유이다.

오랫동안 필리핀 선교에 관심을 가지고 후원해왔고, 필리핀에 건너오기 전 미리 선교센터 마련이나 재정 투입과 동역자 물색 등에 철저한 대비를 한 상태였기에 김병천 선교사는 비교적 빠른 시기에 현지에 적응하고 왕성한 사역을 전개할 수 있었다.

6·25전쟁 중에는 연합군의 일원으로 참전하고, 경제부흥을 위해 발버둥 치던 시절에는 건설기술 인력을 파견해주는 등 필리핀은 과거 우리 조국의 발전에 많은 도움을 준 존재였다. 세월이 흘러 양국의 입장이 바뀌기는 했지만 두 나라는 여전히 서로를 품어주는 친구로 남아있다.

한국교회는 그 우정의 끈을 성실히 이어온 존재였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그렇지만 확실한 전략과 철저한 준비, 무엇보다 현장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진심어린 사랑으로 다가가는 것만이 필리핀 땅에 복음을 뿌리는 성공비결임을 기억하라고 선교사들은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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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S 필리핀 선교 40주년

역량 재정비, 새도약 준비한다

11개 선교지부 대표 한자리, 마라톤회의로 협력 모색

▲ GMS 필리핀 선교 40주년 기념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 필리핀 11개 선교지부 대표들.

1월 16일 총회세계선교회(GMS) 소속 필리핀 11개 선교지부 대표들이 모였다. 7년여 만에 한 자리에서 만난 선교사들이 1박 2일간 마라톤회의까지 한 이유는 GMS 필리핀선교 40주년 기념행사의 청사진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대구동신교회의 파송을 받은 김활영 선교사가 예장합동 소속으로는 최초로 필리핀에 입국한 것은 1977년 3월 30일의 일이었다. 이후 수많은 선교사들이 파송돼 현재 170여명의 GMS 소속 선교사가 마닐라를 비롯한 필리핀 각지에서 사역하는 중이다.

이들 선교사들은 올해 3월 27일부터 29일까지 한마음이 되어 필리핀선교 40주년 기념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첫날에는 GMS 리더들을 초청한 가운데 감사예배가 열리고, 이틀째 오전에는 김활영 여상일 선교사 등 필리핀 선교 개척자들이 기조연설 등을 통해 지난 40년간의 발자취를 회고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어서 현역 선교사들과 선교학자들이 필리핀 선교의 향후 전망과 전략에 대해 발제하는 세미나, 신입선교사들을 중심으로 향후 선교 50주년을 대비하는 분과토의 등이 이어지며, 마지막 날 오후에는 선언문 발표와 공로자 표창 등이 함께 진행되는 폐회예배로 마무리된다. 특히 역대 선교사들의 협조를 얻어 <필리핀 선교행전>이라는 제목의 자료집도 발간할 예정이다.

선교사들 사이에는 그 동안 크고 작은 갈등과 오해 때문에 심하게 분열된 필리핀 선교조직이 이번 기념대회를 계기로 재정비되고, 화합과 협력의 분위기가 무르익기를 바라는 기대가 높다. GMS 태평양지역선교부를 이끌고 있는 김낙근 선교사는 “필리핀 선교사들의 연합과 재도약을 이루는 자리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한글·타갈로그어 대조성경 발간

필리핀 선교에 새로운 전기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되는 한글-타갈로그어 대조성경이 발간됐다.

 
▲ 한글과 필리핀 공용어인 타갈로그어가 병기된 대조성경 <홀리 바이블>.
26년째 필리핀에서 사역 중인 임종웅 선교사(GMS)가 최근 발행한 <홀리 바이블>이 그 주인공이다. 이 성경은 한글 개역개정판 본문과 필리핀 공용어인 타갈로그어를 병기한 것으로, 대한성서공회와 필리핀성서공회로부터 판권 협력을 받아 제작됐다.

임종웅 선교사는 “최근 필리핀 사회에는 국수주의가 번창하며 영어보다 타갈로그어를 선호하는 추세”라면서 “따라서 선교사들도 강대상용 혹은 개인설교 준비 텍스트로 한글과 타갈로그어 공용성경이 필요한 시기가 됐다”라고 제작 배경을 밝혔다.

따라서 한글-타갈로그어 대조성경은 2000여 명의 현역 필리핀 선교사와 예비 선교사들의 사역에는 물론이고, 한국인과 필리핀인 사이의 혼혈인 코피노이와 코필, 결혼 후 한국에 정착한 필리핀 출신 다문화가족과 이주노동자들처럼 필리핀과 한국어에 이중언어 장벽을 가지고 있는 이들을 복음화하는 데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선교사 주도로 한글과 선교지 언어가 병기된 성경이 공식적으로 제작된 일은 유례를 찾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현지 선교사들 사이에서도 이번 작업이 상당한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출판감사예배는 3월 8일 필리핀에서 열리며, 3월 27일부터 29일까지 열리는 GMS 필리핀선교 40주년 기념행사에도 헌상할 예정이다. 필리핀은 물론 한국에서도 성경을 구입할 수 있고, 다문화가족 사역을 하는 교회 등에서 단체 구입할 경우 할인혜택이 있다.
문의 010-5389-6178.

정재영 기자  jyjung@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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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총회세계선교회#GMS#필리핀 선교 40주년#한글·타갈로그어 대조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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