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섭 교수(인천대, 기독경영연구원 전 부원장)

▲ 김홍섭 교수(인천대, 기독경영연구원 전 부원장)

지금의 우리 시대는 행복과 아픔이 공존하는 시대다. 이 시대의 아픔은 절대적 부족과 결핍에서 오는 것은 아니다. 아픔은 존재론적이고 관계적이고 시대적인 것이다. 그것들을 우리는 진보와 보수의 갈등, 빈부의 갈등, 세대 갈등, 지역 갈등 등으로 분석한다. 갈등이 고착화되어 양극화(polarization)도 심화되고 있다.

이런 사회의 현상들은 우리 경제와 기업의 경영에도 문제를 낳게 되었다. 정치와 경제의 과도한 유착, 경제력의 재벌 집중,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거래에서 불공정성과 소위 갑질 논쟁, 취업과 고용에서 비정규직 양산과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임금격차 심화. 그리고 금수저 흙수저 논쟁과 헬조선 용어 등은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나타내는 단어들이라 할 수 있다.

안타까운 것은 최근에도 기독교 기업이라는 이랜드파크가 4만4000여 명의 임금 83억원을 체불해 사회문제가 됐다는 점이다. 최순실의 국정농단사태와 대통령 탄핵정국에서 나타난 권력과 재벌의 유착은 심각한 수준이다.

이런 혼돈의 사회 속에서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공의에 입각해 목소리를 내고 있는가. 한국교회도 성장제일주의, 기복주의, 세속 및 물질주의, 사회구원을 등한시한 개인구원 강조, 교파분열과 금권선거, 성직주의와 교회세습 등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교회가 사회의 문제와 갈등을 해소하기보다 오히려 문제를 낳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럼에도 한국교회는 이러한 우리 사회의 문제점들을 해소하고 이 땅에 하나님 나라의 실현을 위한 다양한 연구와 시도를 진행해 왔다. 그 대표적인 방향으로 성경과 기독교적 진리와 원리에 기초한 성경적 경영을 들 수 있다.

성경적 원리는 무엇이며 어떻게 경영현장에 적용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과 질문이 커지고 있다. 성경적 기업이란 회사에서 예배를 드리고 신앙인을 채용하는 기업이라기보다는 사랑 정의 평화 등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마음과 몸에 새기고, 기업 활동을 통해서 이러한 가치들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참된 기업이라 할 수 있다. 성경적 경영은 한마디로 성경적 원리를 경영(활동)에 적용하는 행위라 할 수 있다. 성경적 경영은 곧 기독(교적)경영이라 할 수 있다.

성경적 경영은 역사적으로 루터(M. Luther, 1483~1546)와 칼빈(Jean Calvin, 1509~1564) 으로 대표되는 종교개혁의 사상에 기반하며 오직 믿음(sola fide) 오직 은혜(sola gratia) 오직 성경(sola scriptura)을 근저로 직업소명(calling)과 만인제사장(벧전2:9) 원리에 기초하여 직업과 일(노동)과 사역(ministry)을 바라본다.

이를 바탕으로 기독경영연구원(KOCAM)은 <기독경영 JUST ABC>란 책에서 창조(Creation) 책임(Accountability) 배려(Benevolence) 공의(Justice) 신뢰(Trust) 등 성경적인 5가지 핵심 경영원리를 제시했다.

이 성경적 경영의 목표점은 이 땅의 온 영역에 하나님의 섭리와 복음이 전파되고 실현되어 하나님의 통치(God’s Sovereignty)가 실현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즉 하나님의 샬롬, 정의, 공평이 실현되며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 실현되는 상태인 것이다.

하지만 성경적 경영은 이런 원리를 정립하고 문 앞에 걸어놓는다고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성경적 경영은 혼동의 이 시대에 순교자의 결심으로, 예수님의 심장으로 결단하지 않으면 실현되기 어렵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한국교회는 새로운 개혁과 변화의 필요성이 커졌다. 먼저 개신교 교역자와 온 신도들의 회개와 결단이 요청되며, 복음(text)과 역사적 상황(context)에 대한 바른 이해와 해석을 담보하는 신학이 새로워지고, 부당한 교회제도와 관행들을 과감하게 바꿔야한다.

변화된 시대와 환경을 고려한 새로운 논의와 신앙의 전범들이 제시되어야 하고, 성도들의 새로운 신앙결단과 말보다 실천이 요청된다. 조직과 교회 등 경영현장에 성경적 경영의 필요성과 결단이 더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