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시인)

▲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중앙일보 전영기 논설위원은 4차 산업혁명의 혁신적 에너지는 통념의 파괴에서 나온다고 갈파한 바 있다. 문제는 창조적 파괴력을 어디서 퍼 올릴 것인가 하는 것이다. 그는 고도원의 아침편지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

고도원의 아침편지는 이메일이 대중화 되지 않았던 시절, 처음에는 250명에게 보내는 것으로 시작이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은 수신자들이 350만 명이나 되었고 충주에 7만 평 규모의 휴식과 치유의 힐링센터를 지었는데, 한 해에 방문객 10만 명, 연 매출 260억, 정규직원만 110명이라고 한다. 고도원은 15년 동안 아침편지를 통해서 희망의 언어와 상상력으로 통념을 깨뜨리는 4차원의 창조적 파괴력을 보여준 것이다.

그런 면에서, 양기대 광명시장의 광명동굴 성공 사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광명동굴은 일제시대에 금을 캐던 금광이었는데 나중에 폐광이 돼 새우젓이나 보관하며 쓸모없이 버려진 상태였다. 그런데 양 시장이 취임하면서 버려진 폐광을 사서 관광명소로 개발해야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오른 것이다. 물론 처음에 일을 추진하려고 할 때 주변 모든 사람이 반대했다.

그러나 양 시장의 통념을 파괴하는 창의적 역발상으로 마침내 황금동굴이 탄생했다. 가서 보니까 동굴 속에 예술의 전당을 만들어 놓고 아쿠아월드, 동굴 폭포, 식물원, 황금궁전, 황금방을 꾸며 놓았다. 동굴 안에 와인 셀러와 레스토랑도 있다. 명품 와인과 한우 스테이크를 맛볼 수 있다. 폐광이 돼 버려진 동굴 속에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4차원의 창조적 신세계를 창조해낸 것이다. 광명동굴을 보려고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오는지, 한 해 방문객이 200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고도원 이사장이나 양기대 시장 같은 사람들을 창의적 상상력으로 과거에 없던 전혀 새로운 길을 선도적으로 개척한 사람, 즉 퍼스트 무버(First Mover)라고 한다. 과거 한국 대기업 삼성은 일본의 소니나 미국의 애플 등을 부지런히 벤치마킹하며 따라가는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였다.

그런데 어느새 삼성이 뒤쫓는 추격자를 넘어서 이제는 새로운 혁신자, 퍼스트 무버가 된 것이다. 삼성이나 애플이 소니나 코닥을 일부러 무너뜨리려고 한 것이 아니다. 삼성과 애플은 그저 핸드폰 시장을 주도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창조적 혁신을 이루었다. 그러자 아날로그 사진과 필름,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 머물러 있던 코닥과 소니는 저절로 무너진 것이다. 이것이 바로 4차원의 창조적 파괴력의 힘이다.

우리 총회도 마찬가지다. 사실 우리 총회는 외형상으로 볼 때 한국교회에서 진작부터 퍼스트 무버 위치를 선점했다. 오히려 몇몇 교단들이 우리 교단의 교세를 추월하려고 부지런히 패스트 팔로워가 되어 뒤따라오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 총회는 일찍이 한국교회를 이끄는 퍼스트 무버로서 창조적 파괴력과 영향력을 행사했어야 했다.

그런데 지난 수년 동안 계속 교권 전쟁, 기득권 싸움, 내부 파워게임을 하며 블랙홀에 빠지고 말았다. 서로 물고 뜯고 끊임없는 치킨 게임을 하며 내부 소모전을 해 온 것이다. 이러다가 우리 개혁신학의 순수성이라도 제대로 지킬 수 있겠는가.

뿐만 아니라 한국교회 연합사업이나 대사회적 영향력을 끼치는 데 있어서 주도적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 특히 목회 생태계를 보호하는 일에 퍼스트 무버 역할을 거의 못했다고 할 수 있다. 한국교회에서 제일 큰 교단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교단이 장자교단이라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지만, 어떨 때는 교단장 서열 순서가 교계신문에서 1위가 되었다, 2위가 되었다 하는 것도 비근한 예라고 할 것이다.

바야흐로, 반기독교 정서와 공격이 한국에 집중되고 있다. 20대 국회에서 유사차별금지법만 6개가 발의되었다는 사실을 우리 교단은 얼마나 알고 어떻게 대응해 왔는가. 종교인 과세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 때도 우리 교단은 어떤 역할을 해 왔는가. 이제 우리 교단이 외형상으로만 퍼스트 무버가 될 것이 아니라 실제적으로도 명실상부한 퍼스트 무버 역할을 해야 하고 4차원의 창조적 파괴력을 행사해야 한다.

특별히 한국교회의 생태계와 건강한 사회를 지키는 퍼스트 무버가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교권 쟁취를 위한 치킨 게임을 멈춰야 한다. 서로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화해하며 하나 되어야 한다. 그리고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하면 창조적 혁신 사업을 할 것인가를 연구해야 한다. 기존 통념의 틀을 깨고 4차원의 창조적 세계와 사역으로 향해야 한다.

2017년, 창조적 파괴력을 주도하는 총회를 이루자. 통념의 틀을 벗어나 4차원의 신지식과 패러다임을 가지고 한국교회의 연합과 반기독교 대응 사역을 하며 교회 생태계를 지키자. 아니, 이 시대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각 분야에 아름다운 창조적 파괴력을 행사하자. 다시, 신발끈을 동여매고 희망의 첫 삽을 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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