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새에덴교회 … 6촌동생 윤형주 장로 등 참석, 정신 기려

폭력이 난무하는 일제강점기 시대, 가냘픈 펜으로 우리말을 버리지 않고 시를 쓰며 저항한 윤동주 시인. 그는 시로 저항하는 것을 약하다고 여겼지만, 사람들은 영혼이 담긴 그의 시를 통해 시대를 향한 아픔에 공감하고 일제에 대한 저항의 힘을 얻었다. 올해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윤동주 시인이 태어난 지 100년을 맞는 해다.

▲ 윤동주 시인 탄생 100주년을 맞아 새에덴교회에서 8일 추모 음악회가 열렸다. 윤동주 시인의 6촌 동생인 윤형주 장로와 소강석 목사가 윤동주 시인을 기리는 추모곡과 추모시를 발표하고 있다.

윤동주 시인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1월 8일 새에덴교회에서 추모음악회가 열렸다. 음악회에 참석한 윤동주 시인의 6촌동생인 가수 윤형주 장로는 “한국에서 이렇게 동주 형을 추모하는 자리가 없었다. 오늘 동주 형이 다시 태어나는 날이다”라며, 새에덴교회 성도과 소강석 목사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새에덴교회는 이번 ‘윤동주 탄생 100주년 기념 추모음악회’를 한국문인협회(이사장:문효치)와 공동으로 개최한 것 외에도, 기독교인으로서 윤동주의 삶과 사상을 정리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했고, 시인 윤동주의 연작시집 <다시, 별 헤는 밤>(샘터)까지 출간했다.

윤동주 탄생 100주년 추모음악회는 1부 기념예배와 2부 추모콘서트로 진행됐다. 기념예배에서 소강석 목사는 윤동주 시인의 가정은 할아버지 윤하현 선생 때부터 기독교 신앙 속에서 독립운동과 교육을 통한 민족운동을 전개했다며, “윤동주 시인은 일제강점기에 깊은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저항과 애국혼을 노래했다”고 말했다. 소 목사는 ‘눈 감고 간다’ ‘서시’ ‘간판없는 거리’ 등 시를 낭독하고, 특히 “윤동주 시인은 ‘십자가’에서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민족을 위해 희생하겠다고 노래한다. 윤동주 시인은 그 시대에 제사장적 예언자적 시인이었다”고 말했다.

한국문인협회 문효치 이사장은 사회가 혼란에 빠진 이 시기에 윤동주 시인의 정신을 깊이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이사장은 “윤동주 시인은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멀리 반짝이는 별에도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작은 것도 세심하게 신경쓰고 가치를 발견하는 그 정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념예배에 이어 2부 추모콘서트는 윤형주 장로가 사회자로 나섰다. 윤 장로는 찬송가와 함께 윤동주 시인의 ‘서시’와 ‘별헤는 밤’을 낭독하고, 추모노래 ‘윤동주님께 바치는 노래’ 등을 선보였다. 윤형주 장로는 특별히 윤동주 시인의 죽음 등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들려주며 참석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윤형주 장로는 “동주 형을 저항시인이라고 하는데, 우리 가족은 신앙시인이라고 했다. 당시 지식인들이 변절을 할 때, 동주 형은 신앙의 힘으로 조국의 해방을 굳건히 믿었다. 그 믿음을 지키다가 해방 6개월을 앞두고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윤 장로는 윤동주 시인의 묘소를 당시 북간도 명동촌에 마련했는데, 해방과 분단 속에서 묘지를 찾지 못하다가 43년 만에 확인했다고 말했다. “지난 해 연해주에 홍수가 나서 묘지 봉분이 쓸려 내려갔다. 그 때 소강석 목사님이 잔디와 인부들을 싣고 5시간을 달려와서 묘소를 재단장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소강석 목사는 단상에 올라 윤동주 시인을 위한 조시 ‘그 어떤 밤도 흐린 별 하나를 이기지 못하리’를 발표했다.

“님이 비록 온 밤을 밝히는 찬란한 별이 되지 못하고 어느 깊은 밤 흐린 별 하나로 더 있을 지라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이들의 가슴에/
자유의 등불과 백야의 빛이 되어/
검은 어둠을 사르고 있다면/
지상의 어떤 밤도 흐린 별 하나를 이기지 못하리“(일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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