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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특집] ‘나홀로족’ 송선영 씨의 달콤한 인생온전한 나의 삶 집중 ‘따로’
교회공동체 행복은 ‘또 같이’

혼자 결정 혼자 책임 6년차
시행착오 겪으며 더 성숙
외롭고 힘든 시간 거칠 때면
공동체 구성원서 큰 힘 얻어
혼자 서 있는 내 삶은 ‘90점’

2016년 트렌드 중 하나는 혼밥, 혼술로 대표되는 나홀로족이었다. 예전에는 취업난, 결혼난 등으로 어쩔 수 없이 나홀로족이 된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일부러 선택한 것은 아니더라도, 결혼에 얽매이지 않고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선영 씨의 삶을 통해 나홀로족의 행복한 삶과 이들을 돌볼 수 있는 교회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본다.<편집자 주>

나홀로족 6년차, 집구하기부터 취업까지 혼자 ‘척척’

서울 청파동에 거주하는 송선영 씨는 2010년부터 지금까지 혼자 살고 있는 나홀로족이다.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전주에서 가족과 함께 살다가 다음 행보를 위해 서울로 올라오게 됐다. 처음 독립했을 때는 가족들과 떨어져 산다는 것이 구속에서 해방된 느낌이었지만, 서울에 오자마자 집주인에게 사기 아닌 사기(?)를 당하면서 독립의 어려움을 뼈저리게 느꼈다.

“부동산 사장님은 집주인 편이더라고요. 사장님 믿고 처음 얻은 집이 무허가 건물이었어요. 혼자 사는 6년 동안 집을 5번 옮겼는데 아직도 이사가 제일 힘들어요. 그래도 5번 이사 다니면서 이제는 집 고르는 요령이 생겼죠. 하하.”

철모르던 20대 초반에 혼자 서울에 올라와 집안일부터 고지서 정리까지, 무엇보다 누구의 도움 없이 모든 일을 혼자 결정하고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다. 하지만 그런 시행착오를 겪다보니 내면이 많이 성숙해졌고, 남보다 훨씬 어른스러워졌다.

▲ 나홀로족 송선영 씨는 둘이 될 삶을 준비하면서, 혼자 있을 때만 느낄수 있는 인생의 기쁨을 마음껏 누리고 있다.

혼자 사는 연차가 늘어날수록 커리어도 점차 쌓여갔다. 현재 삼성의료원 내시경실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선영 씨는 이 직장이 벌써 네 번째다. 흑역사(?)로 남은 첫 직장의 아픔을 거쳐, 완벽한 회사라고 생각했지만 내 뜻과 같지 않았던 또 다른 병원, 그리고 기도의 응답을 받아 오게 된 현 직장에 이르기까지 모두 하나님의 인도하심임을 깨달았다.

“이번 직장을 얻을 때 주일성수를 할 수 있고, 좋은 사람들과 일 할 수 있는 곳을 달라고 기도했어요. 스펙으로 봤을 땐 떨어질 확률이 높았는데 하나님께서 붙여주셨죠. 어렸을 때부터 남에게 베풀고 섬기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라 간호사라는 직업이 저한테 딱 적합하다고 생각해요. 연구원으로도 일해 봤는데, 아무래도 환자들을 직접 만나는 게 훨씬 재미있고 보람 있어요.”

취미도 친구도 많아 1분 1초 아까워

삼일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선영 씨는 주말에는 500여 명에 이르는 리더들을 책임지는 간사로 섬기고 있다. 리더활동 4년에 간사까지 2년째 하다 보니 어울리는 친구와 선후배들이 많은 편이다. 토요일에는 담당교역자와 함께 다음 날 성경공부를 준비하고 서로의 삶을 나눈다. 주일에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교회에서 살다시피 한다. 팀원들의 삶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살피면서 기도하고, 주 2~3회 심방도 빼놓지 않는다. 선영 씨 본인이 공동체가 주는 행복을 느껴봤기에 다른 형제자매들에게도 그런 공동체를 만들어주고 싶어서다.

“제가 의료소송을 당해서 몸도 마음도 지쳤을 때가 있었어요. 환자 분하고는 참 친하게 지냈는데 그 보호자로부터 정당한 이유 없이 소송을 당한 거죠. 내 인생이 흔들리는 느낌을 받으면서 앞으로 어떻게 환자들을 대해야 하나, 하나님만 의지한 결과가 이거인가 별별 생각이 다 들어서 기도조차 못하겠더라고요. 그 때 함께 기도해준 공동체와 동종업계 선배들의 조언이 저에게 큰 힘이 되었어요.”

같은 동네에서 혼자 사는 이들과의 모임도 삶의 소소한 낙이다. 함께 장을 보러가고, 지방에서 부모님이 보내주신 반찬도 나눠 먹는다. 적적할 때면 근처 효창공원을 산책하며 수다를 떨기도 한다. 혼자 있지만 혼자라고 생각되지 않는 이유다.

최근에는 시간을 쪼개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병원에서 중증 환자를 돌보며 생기는 긴장과 스트레스를 풀 곳이 필요해서다. 이때만큼은 오롯이 자신에게만 집중한다. 음악도 많이 듣게 되고, 마음에 여유를 가지면서 컨디션도 훨씬 좋아졌다. 저녁에 집에 돌아와서는 싸이클을 타며 운동도 한다. 집을 오픈해 친구들과 파티를 열 때도 있다. 일부터 공동체, 취미생활까지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선영 씨의 하루하루는 바쁘게 돌아간다.

내 삶의 점수 90점, 가끔 외롭지만 행복해

“가족이 있었다면 이렇게 내가 하고 싶은 일 다 하면서 살 수 없었을 거예요. 이제 같이 살라면 못 살 거 같아요.”

고향집에서 종종 결혼에 대한 압박이 들어와도 선영 씨는 아직 크게 생각이 없다. 독신주의는 아니지만 꼭 결혼에 얽매일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늘어나다보니 이제는 타인에게 맞추는 것이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여행이나 쇼핑, 영화보고 밥 먹는 것까지 누군가와 함께 하려면 서로 배려해야 할 것이 너무 많잖아요? 약속시간도, 장소도, 메뉴도 고민해야 하고요. 그런 시간까지 나한테 다 쓸 수 있는데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요. 조금이라도 나에게 더 투자하고 나만의 시간을 갖고 싶은 생각이 커요.”

현재 삶에서 아쉬운 점은 딱 하나, 위급상황에 부를 사람이 없다는 점 정도다. 가끔 어두운 골목길에 나서면 무서워질 때가 있는데, 자매를 부를 수도 없고 형제를 부르자니 부담스럽다. “남자친구라도 있었으면 좀 덜 할 텐데... 그 점만 빼고는 다 좋아요. 그래서 지금 제 인생에 90점 정도는 줄 수 있어요.”

집 근처에 사는 친구들과 교제하고 있지만, 교회에서 더 적극적으로 혼자 사는 이들을 위한 네트워킹을 해준다면 마치 부녀회처럼 재미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겠다는 상상도 해 본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눈빛으로 나홀로족을 바라보는 교회 어르신들의 시선이 달라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언젠가는 하나님께서 배필을 주셔서 나홀로족을 졸업할 수도 있겠지만 그 전까지의 이 삶이 정말 만족스러워요. 아직 둘이 되기 전, 다시 돌아오지 않을 이 시간을 최선을 다해 누리면서 사는 거예요. 저희들은 현재의 삶을 즐기면서 생각보다 훨씬 잘 살고 있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오늘도 선영 씨와 같은 나홀로족들은 혼자이기에 가능한 많은 행복들을 누리며 하루하루를 예쁘게 가꿔가고 있다.

“증가하는 1인가구
가족 공동체 역할을
교회가 만들어 가야”

▲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종교사회학

우리 사회에서 1인 가구가 500만 가구를 돌파했다. 얼마 전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센서스 결과에 따르면, 2015년 기준 1인 가구 수는 전체 가구인 1911만 가구의 27.2%로 가구 형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젊은 층에서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이유는 결혼을 미루며 독립하여 혼자 사는 가구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결혼을 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56.8%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되어 1인 가구의 증가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1인 가구의 증가는 단순히 가족 형태의 변화만이 아니라 보다 큰 사회적인 변화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오늘날과 같이 고도로 다원화된 탈현대 사회에서는 집단보다는 개인이 중시된다. ‘우리’라는 집단에 매몰되기보다는 자신을 찾고 느끼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특히 젊은 세대는 사회 역할을 부과하는 획일적이고 상투적인 규범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욕구대로 살겠다는 의지를 지니고 있다. 이것은 강요된 소속의식을 대신해 개인의 독립을 내세우는 개인주의 혁명의 또 다른 모습이기도 하다. 젊은 1인 가구의 증가는 바로 이러한 가치관의 변화에 영향을 받은 바가 크다.

1인 가구와 같은 가족 형태가 전통적인 것과 다르다고 해서 무조건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러한 사회적인 추세를 되돌리기도 쉽지 않은 일이다. 기존의 가족이 더 이상 가족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새로운 가족으로서 교회 공동체가 그러한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우리는 혈연이나 지연에 연고한 가족주의가 아니라 신앙 공동체 안에서 기독교 정신에 터한 새로운 가족을 형성해야 한다.

매주 정기적으로 모이는 구역이나 속회와 같은 소모임들은 정서적인 지지와 심리적 위로 등 그동안 가족이 해온 중요한 기능을 대신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이를 통해서 교회는 나홀로 삶을 넘어 공공의 삶에 책임 있게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1인 가구와 비정형화된 가족의 증가 속에서 교회가 새로운 가족으로서 우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신앙 공동체를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박용미 기자  mee@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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