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이민정책, 선제적 대응 필요”

국내 체류 외국인 가파른 상승세 불구, 정부 대책·법 제도 여전히 미흡
“이주민사역은 중요한 미래 선교 기회 … 전인적 접근방법 찾아나가야”

이주민선교콘퍼런스가 11월 23∼24일 ACTS29 비전빌리지에서 한국이주민네트워크(대표:문창선 선교사) 주관으로 열렸다. 콘퍼런스에는 국내 이주민 선교 사역자들과 교단선교부, 선교단체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해 국내 이주민 선교 사역의 중요성과 과제, 사역 방향 등을 논의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16년 11월 기준으로 한국 내 체류 외국인은 230여 만명에 이른다. 2006년 법무부가 2010년 142만명, 2020년 253만명으로 예상했던 것에 비해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콘퍼런스에서는 이렇게 국내 체류 이주민은 급속히 늘고 있지만, 정작 정부의 대응이나 법 제도는 이에 못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 이주민선교 콘퍼런스가 100여 명의 사역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한국이주민네트워크 대표 문창선 선교사(가운데)가 콘퍼런스 발제자들을 소개하고 있다.

길바울 박사(평택 남부전원교회)는 “외국인과 관련해 정부 부처별로 정책 대상을 설정해 이민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긍정적 요인과 함께 이민정책의 중복과 충돌, 정책 주체간 갈등 등 부정적 결과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부는 ‘국가의 이익’을 ‘이민자의 수용’보다 우선시 하는 보수적 성향의 이민정책을 추진하는 반면, 고용노동부와 여성가족부는 각각 외국인근로자와 결혼이민자를 대상으로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외국인력정책과 다문화가족정책이라는 거대한 담론을 형성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길 박사는 이민정책의 중복과 충돌 등을 막기 위해 “궁극적으로 부처 통폐합을 통해 이민청과 같은 이민정책 전담조직의 설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길 박사는 덧붙여 국가와 사회의 존립과 통합 문제, 그리고 과거 다른 이민국가들이 경험했던 사회 갈등 등을 고려했을 때 우리나라의 이민정책을 어떻게 추진할 지는 중요한 과제라며 “이민자 유입정책과 이에 따른 사회통합정책의 선제적 대응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콘퍼런스에서는 이주민 선교의 중요성과 한국교회의 대응 과제 등도 활발히 제기됐다. 테드 야마모리(Ted Yamamori) 교수(로잔위원회 상임고문)는 로잔위원회를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디아스포라 선교 사역들을 소개하고 “이주민 선교는 앞으로 수십년간 지역교회들이 중요하게 다뤄야 할 주제로, 모든 교회들과 예수님의 대위임령에 사명감을 가지고 있는 성도들은 이 좋은 선교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마모리 교수는 또 “이주민들은 사랑과 친절, 소망, 격려, 믿음이 필요한 사람들”이라며 “지역교회들은 이주민들이 왜 왔고, 무엇이 필요한지를 살피고, 전인적으로 그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콘퍼런스에서는 지역교회들이 적용할 구체적인 이주민 선교 전략들도 소개됐다. 윤대진 선교사(비전교회)는 “그동안 한국교회는 이주민 사역을 교회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의 하나로 인식하고, 이주민 사역도 여전히 예배와 양육보다는 문화체육행사에 치우쳐 있다”며 “이것은 2021년 이주민 인구 300만 시대, 2025년 이주민 인구 400만 시대를 대비해야 하는 이주민 선교전략에 커다란 장애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선교사는 “한국교회가 해외선교에 인적, 물적 자원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듯이 국내 이주민 선교 또한 적극적인 지원과 참여가 필요하다”며 구체적으로 중대형교회들에 △이주민교회와 동역할 것 △이주민교회에 필요한 인적 물적 자원을 공급할 것 △이주민교회를 세워 현지인에게 리더십을 이양할 것 등을 제안했다. 윤 선교사는 덧붙여 “인적·물적 자원이 풍부한 중대형교회가 현지인 지도자를 양성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는 향후 10년 후 이주민 인구 400만명 시대를 대비하는 효과적인 전략이 될 것”이라며 “이는 중대형교회만이 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콘퍼런스에서는 강연 외에 이주민선교의 모델과 과제, 이주민선교의 예배와 양육 등 주요 이슈에 대한 발제와 토론, 네트워크 협력 방안 모색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됐다.

한국이주민네트워크 대표 문창선 선교사는 “국내 체류 이주민이 230만명에 달하는 때에 이들을 대상으로 선교하는 지역교회와 단체들은 600여 개로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지역교회들과 선교단체들이 국내 이주민 선교에 더 많이 동참해 한국교회가 제2의 선교 도약을 이루기를 기도한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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