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샬롬,농어촌교회]
8인 목사, 상록수 꿈꾼다

농촌목회연구소 팀사역으로 성공 활로 찾아

2010-06-04     박용미

깊고 깊은 산골 마을인 전북 진안. 혼자 사역하기엔 힘든 이곳에서 목회자들이 서로 머리를 맞댔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서로에게서 나오는 각종 아이디어를 통해 사역이 풍성해지고 교제가 깊어졌다. 전북지역 농촌목회연구소(소장:이춘식 목사)에 소속된 목사들이다.

금양교회 이춘식 목사를 중심으로 진안군 여덟 명의 목사들은 주기적으로 모여 목회의 노하우를 나누고 있다. 20년 넘게 농촌사역을 해오고 있는 이춘식 목사부터, 진안에 온 지 이제 막 2년이 되어 가는 상전교회 최철기 목사까지 상부상조하며 모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중이다.

처음에 이 모임이 생긴 이유는 목회자들이 각개전투 사역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모이고 연구하는 게 힘이 되고, 그 힘이 건강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믿음으로 함께 뜻을 모았다.

▲ 전북지역 농촌목회연구소의 목사들은 함께 모여 목회의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자기 계발에 힘쓰고 있다.
이 모임의 가장 큰 장점은 서로 몰랐던 부분을 일깨워주고 도와줄 수 있다는 점. 한 예로 금마교회의 김의중 목사가 낸 ‘칡냉면’ 아이디어는 농촌목회연구소의 주된 사업으로 채택될 예정이다.

김 목사는 “칡과 우리 밀을 섞어 만든 ‘진짜배기’ 칡냉면은 나만 알고 있던 비법이었지만, 올해 농촌목회연구소에서 함께 연구하면서 진안의 명물로 만들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중길교회 김병기 목사는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아이디어가 생기고 노하우가 전수되는데, 이것이 각자의 교회와 나아가 지역을 섬기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유기농 농사법, 퇴비 만드는 법, 마을주민들의 집을 돌아다니면서 전도하는 법, 직거래에서 판로를 개척하는 법 등을 서로 가르쳐주고 배우는 데에 다들 열심을 내고 있다. 각자의 분야에서 경험하고 성공한 것들을 알려주기 때문에 실패할 확률도 적다. 서로의 성공사례를 들으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는다.

농촌목회연구소에서 나누는 것은 단순히 목회 노하우 뿐만은 아니다. 서로의 생활까지 살뜰히 보살피면서 동역자들끼리의 정을 나누고 있다. 사택을 짓거나, 수도공사를 하는 등 어려운 일에 서로 발 벗고 나선다.

최근 신암교회 송희주 목사가 간경화로 치료를 받아야 했을 때 작은 정성을 모아 힘이 되어 준 것도 농촌목회연구소 회원들이었다. 한 방송사에까지 사연이 알려져 전국에서 성금이 답지했는데, 송 목사는 그 성금의 일부를 다시 농촌목회연구소에 후원하는 훈훈한 마음을 보여줬다.

농촌목회연구소 회원들은 ‘농심이 살아야 교회가 산다’는 마음가짐으로 농촌계몽운동에 앞장 설 계획이다. 도시교회들이 농촌교회와 함께 공생해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우리는 농촌의 상록수 역할을 감당하기 원합니다. 큰 꿈을 가지고 끊임없이 노력한다면 농촌교회의 미래가 밝아지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