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축제반대 국민대회’ 동성애 진실 규명에 초점 맞춰… “사랑해서 반대” 실천적 대안 보여줘야

▲ ‘2016 시청광장 동성애 퀴어축제반대 국민대회’에 참여한 성도들.
▲ 설교를 전한 소강석 목사의 모습.

동성애자들을 사랑한다는 메시지는 전했다. 실천만이 남았다. ‘2016 시청광장 퀴어축제반대 국민대회’는 단순한 맞불집회가 아니라 동성애자들이 올바른 길로 돌아오길 바라는 따뜻한 마음이 담겼다.

“동성애 자체는 성경에서 명백하게 금하고 있으며, 가정과 나라를 망가뜨린다. 하지만 동성애자들은 우리가 품어야 할 존재다.” 단상에 오른 순서자들의 외침에 3만여 명 성도들도 동조했다. 혐오스럽다고 적대시하는 것이 아니라 퀴어문화축제가 열리고 있는 현장을 바라보며 안타까워했고, 우리가 먼저 저들을 보듬을 수 있는 넓은 마음을 갖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부르짖었다.

한 참석자는 “우리 교회에서도 동성애자들을 위해 오랜 시간 기도해왔다. 비도 왔고 장시간 앉아 있어 힘들지만 하나님의 진리를 지키고 동성애자들이 회개하고 돌아오는 일이 당연하다고 생각했기에 참석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런 마음이 모여서인지 퀴어문화축제 측과 큰 충돌은 없었다. 작년에는 교계단체들이 각개전투로 반대의사를 표명한데다 동성애자들에 대한 시각도 달라 곳곳에서 퀴어문화축제 참석자들과 부딪치는 경우가 있었지만 올해는 달랐다. 홀리라이프, 자녀사랑&나라사랑연대, 바른성문화를위한국민연합 등 한국교회 여러 단체들이 한 목소리를 냈고, 예장합동 기침 기성 등 교단도 연합했다. 2부 페스티벌에서는 반대집회를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 딱딱한 기도회가 아니라 재미있고 흥겨운 시간을 구성했다.

감정적인 동성애 반대에서 벗어나 성경적이고 과학적인 근거를 들어 동성애의 폐해를 알린 것도 의미가 있었다. “정부는 동성애와 에이즈의 상관관계를 명백히 알려라” “에이즈 환자 증가 통계를 투명하게 밝히고 탈동성애 지원 대책을 마련하라” 등 구호에서 알 수 있듯이 동성애와 에이즈, 관련법에 대해 명확한 사실을 규명하는 데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덕분에 작년처럼 한국교회와 동성애자들의 대결방식으로 국민대회를 몰아가려는 시선은 줄었다.

국민대회에 참석한 길원평 교수(부산대)는 “작년에는 각 교계단체들이 중구난방으로 퍼져 제각기의 목소리를 냈다면, 올해는 함께 모여 훨씬 성숙하고 지혜롭게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며 “특히 동성애자들을 무조건적으로 미워하는 외침이 아니라 그들을 좀 더 사랑의 눈길로 바라보고, 동성애의 진실을 많은 국민들에게 알렸다는 점은 한국교회의 시각이 발전했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접근방식은 발전했으나 작년과 다를 바 없는 안일한 진행방식은 아쉬움을 남겼다. 퀴어문화축제보다 많은 사람이 와야 한다며 인원동원에만 주력했고, 성도들의 열정 덕에 기도는 있었지만 대안은 없었다. 탈동성애자들의 심도 깊은 이야기를 듣는다든지, 그들을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등의 논의가 여전히 부족했다. 동성애자들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함께 가려는 행동이 보이지 않았다.

또한 한국교회가 동성애를 순수하게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교단, 혹은 단체들의 이익을 위한 정치적인 이슈로 몰아가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은 한계였다. 국민대회를 준비하는 과정 속에서 각 교단과 단체들이 주도권을 잡기 위해 경쟁하면서 이합집산을 거듭했고, 결국 교단연합으로 모이겠다는 초창기 목표는 이룰 수 없었다.

외침은 끝났다. 이제는 동성애자들을 위한 사랑의 실천을 보여야 할 때다. 동성애자들이 탈동성애로 나아갈 수 있는 방안들을 제시하고 상담하는 것, 에이즈 환자들을 돌보고 보듬는 것, 교회 내 동성애자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것 등 실질적인 대안을 위해 발을 떼야 한다.

이요나 목사(홀리라이프)는 “동성애자들을 탈동성애로 이끌 수 있는 방법은 복음밖에 없다. 한국교회가 동성애 해결의 비밀병기”라고 말했다. 이번 국민대회 이후로 한국교회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동성애를 반대하는지 보여주는 것을 넘어서서, 동성애자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 과제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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