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에서]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

14년 만에 새 옷 입고 위대한 예수 사랑 그려
충실한 무대 재현·폭발적 가창력 감동 더해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 들어서자마자 거대한 성벽이 눈앞을 막는다. 로마의 거대한 권력과 영원할 것 같은 힘을 상징하는 성벽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 제국을 뒤엎을 것으로 기대했던 메시아, 예수님은 어떻게 칼도 창도 군대도 없이 이 성벽을 무너뜨렸을까.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는 무대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예수님 사랑의 힘을 가늠해보게 한다. 그 사랑은 성벽보다 더 두터웠던 마리아와 이스라엘 백성들의 강퍅한 신념까지도 무너뜨린다.

HJ컬쳐라는 새 회사에서 새롭게 시작한 <마리아 마리아>는 ‘All New’라는 홍보문구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드라마, 캐릭터, 무대, 의상 등 모든 부분을 바꿨다. 제목만 같을 뿐 전혀 다른 신작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2000년 전 로마의 속국이었던 이스라엘, 성전 노예인 마리아는 최고의 무희로 로마에서 파견된 장군을 위한 삶을 살고 있다. 같은 시기 예수님은 나라 곳곳에서 하늘나라를 외치며 병든 자를 고치고 복음을 전하는데, 점차 인기를 얻게 되자 성전의 대제사장은 예수님을 매우 위험한 인물로 판단하고 제거하기로 음모를 꾸민다. 경비대장 사독을 시켜 마리아가 예수님을 유혹하도록 사주한 것. 로마 장군 안티바스는 로마에 가져갈 자금을 축적하면서 이스라엘의 권력을 장악하고, 마리아는 자유를 얻고 로마에 갈 수 있다는 욕망 때문에 예수님에게 접근하지만 실패하여 죽음에 내몰린다.

로마에 가겠다는 일념 하나로 예수님을 유혹하는 마리아의 모습은 세상이 주는 기쁨을 좇아 무슨 일도 마다하지 않는 우리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바닥으로 내던져진 현실을 탈출하려 썩은 동아줄을 잡으려고 아등바등하는 모습이다. 실패를 거듭해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느낄 때, 유일하게 마리아의 손을 잡아 준 예수님은 절대 그 손을 놓지 않는다. “예수님이 죄인을 구원하려 이 세상에 오셨다”고 믿는 제자들조차도 “마리아 너는 아니다”라고 말하지만, 마리아를 향한 예수님의 사랑은 굳고 강하다.

마리아는 물론 제자들도 그 예수님의 사랑을 똑같이 받았으나 행동은 판이하게 달랐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실 때 모든 사람들이 예수님을 배반한 반면 마리아만은 끝까지 예수님을 변호했다. 마리아는 예수님의 사랑 만큼이나 크게 예수님을 사랑하게 된 것이다. 이 작품은 예수님의 사랑으로 구원을 받은 우리가 마리아처럼 살지 제자들처럼 살지 조심스럽게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죄인에서 증인이 되는 마리아의 삶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예수님의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그녀의 인생을 변화시키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대사 하나 행동 하나에 집중하게 된다. 성전 대청소를 하는 모습, 돌에 맞아 죽을 뻔한 마리아를 구원하는 모습, 십자가에 달리기 전 동산에서 기도하는 모습 등 대부분을 성경 내용에 충실하게 무대에서 재현했다.

주연배우들의 폭발적인 고음과 가창력은 저절로 박수가 나올 정도다. 7인조 라이브 밴드를 통해 강렬한 사운드를 강조했다. <나의 남자> <당신이었군요> 등 주요 뮤지컬 넘버는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감동을 선사한다. 무대도 훨씬 웅장해졌고, 30여 명의 앙상블은 빈 곳을 가득 채운다.

여성이 원톱인 작품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마리아 역할을 맡은 배우 이영미와 소냐는 서로 긍정적인 영향력을 주고받으며 공연을 이끌어가고 있다. 이영미는 “마리아의 삶으로 들어가서 이 여자가 얼마나 갈급했고 절실했는지, 변화된 후 그 삶에서 예수가 어떤 존재였는지 표현하려고 애썼다”고 말했고, 소냐 역시 “예전 마리아는 하루라도 일을 하지 않으면 의식주가 해결이 되지 않았는데 이번 마리아는 물질적으로는 풍족하지만 내면의 공허함이 있는 인물이다. 그 아픔과 절박함에 초점을 맞췄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14년 만에 새 옷을 입고 돌아온 <마리아 마리아>는 4월 17일까지 서울 신사동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만날 수 있다.(02-588-7708)

▲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는 예수님의 사랑으로 완전한 변화를 경험한 마리아의 삶을 통해 크리스천인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도전을 던지는 작품이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