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희 목사 경인미술관서 개인전

▲ ‘여백이 있는 삶’이라는 주제로 개인미술전을 연 이문희 목사.
 

‘화가’ 이문희 목사 경인미술관서 개인전
“포기해야 했던 그림 열정 계속 이어갈 터”



‘화가 이문희’. 아무래도 낯설다. 벌써 두 번째 회화전을 열었는데도 그가 미술계에 뛰어들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조차 많지 않다. 맑은샘광천교회를 담임하는 이문희 목사의 사연이다.

이문희 목사의 개인전이 ‘여백이 있는 삶’을 주제로 6월 17일부터 23일까지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열렸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시간과 공간의 미학’ ‘평안’ ‘기다림’ 등 이 목사의 풍경화와 정물화 17점이 선보였다.

“현대인들은 너무 바쁘게 살잖아요. 쫓기듯 인생을 보내지 말고, 한 박자 늦춰 사는 여유를 가져보자는 메시지를 그림에 담고 싶었습니다. 다른 말로 ‘느림의 미학’이라고 할까요. 풍경 속의 넓은 여백들을 통해 관람객들이 잠시나마 안식을 얻을 수 있었기를 바랍니다.”

작가의 설명처럼 이번 전시회의 작품들에는 유난히 탁 트인 공간들이 눈에 띈다. ‘평안’이라는 제목의 연작에서는 널따란 제주도 유채꽃밭을, 지난해 제29회 모란현대미술대전 특별상 수상작인 ‘시간과 공간의 미학’에서는 강릉 선교장의 한옥마당을 등장시켜 시선에 여유를 준다.

낡은 트럭과 무르익은 들판을 대비시켜 추수할 일꾼을 찾으시는 주님의 모습을 연상케 한 ‘기다림’이나, 삭막한 바위 위에 세워진 십자가 형상을 통해 우리를 위해 간구하시는 그리스도의 마음을 일러주는 ‘기도’ 등도 눈에 띄는 작품들이다.

이 같은 작품들을 창작하기까지 이 목사에게는 상당한 준비과정이 있었다. 미술에 대한 재능도 열망도 적지 않았지만 어려서는 가난 때문에, 젊어서는 건강 문제로, 나이 든 후에는 바쁜 목회생활을 이유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가 미술작업에 뒤늦게 뛰어든 것이 4년 전의 일이다.

비교적 짬을 내기가 수월한 월요일에, 유명화가인 고덕진 화백으로부터 집중 사사하며 조금씩 실력을 키워왔다. 줄긋기부터 다시 시작하는 고역을 견디고, 좋아하던 운동마저 기꺼이 포기할 만큼 이 목사에게 그림이란 바로 ‘버킷리스트 1호’였던 것이다.

“더 늙기 전에 도전해야겠다고 생각해 시작한 일인데, 지금 생각해도 참 잘한 결정이라고 느낍니다. 목회현장에서 은퇴한 후에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면서, 계속해서 새로운 영역에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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