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에서] 2015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2013년 공연 주요 출연진 캐스팅, 기발한 각색으로 폭발적 록뮤지컬 감동 증폭

명작의 귀환은 언제나 기대와 우려를 동반한다. 이미 여러 무대에서 성공을 거둔 터라 원작에 충실만 해도 무난하지만, 그것으로 만족하면 곤란하다. 관객들은 늘 새로운 자극을 원하고 전작과 비교하기 마련이다. 겹겹이 쌓여 있던 작품의 숨겨진 매력을 발산하거나 기발한 시도로 재해석을 이뤄낸다면 호평과 박수가 뒤따른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를 헤아리지 못한 채 뻔한 전개를 답습하거나 배우들의 연기력과 가창력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면 금의환향이 아니라 단순한 낙향이 될 수가 있다. 그래서 명작이 무사귀환하기란 그리 쉽지만은 않다.

역시나 기대만큼 부담이 컸을 2015년 판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화려한 출연진이 명작의 무대 귀환을 이끈다. 우선 2013년 공연을 성공적으로 치른 예수역의 마이클 리와 박은태, 유다역의 한지상을 다시 만날 수 있다. 또 이영미 지현준 김영주 등 베테랑 배우들이 캐스팅됐다. 여기에 뛰어난 가창력으로 주목 받는 최재림과 윤형렬이 새로운 유다로 무대에 선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가 배우들의 역량이 성패를 가늠하는 송스루(Song-through) 뮤지컬이라는 점에서, 아울러 고음을 넘나드는 최고 난이도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기용 자체로 안전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이처럼 제작진이 심혈을 기울인 만큼 배우들의 활약에 눈이 갈 수 밖에 없는 작품이다. 마이클 리 최재림 장은아 조합으로 진행된 지난 주말 공연에서도 배우들을 눈여겨봤다. 먼저 마이클 리 칭찬부터 시작해야겠다. 작은 체구에서 뿜어 나오는 폭발적인 에너지와 좌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를 유감없이 보여준 그는 예수의 마지막 7일의 주인공으로 부족함이 없었다. 특히 십자가 죽음을 앞두고 흘러나오는 ‘겟세마네’에서 그의 풍부한 성량과 섬세한 감정연기가 도드라진다.

마리아로 분한 장은아는 박동 수를 높이는 록음악 틈에서 감성 깃든 연기와 잔잔한 보컬을 선사해 관객들에게 호흡을 가다듬을 여유를 준다. 최재림은 록에 기반을 둔 이 작품에 가장 어울리는 캐스팅이 아닐는지. 록커가 연상될 만한 훤칠한 키와 반항적인 눈빛에 안정적인 가창력까지 더해 유다역을 소화한다. 다만 그를 두고 ‘원석에서 캐낸 다이아몬드’라고 평가한 제작진의 커다란 기대에 부응하려면, 좀 더 배역에 녹아들 필요가 있다. 물론 저력 있는 배우라서 회를 거듭할수록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적절한 캐스팅 가운데 파격적인 설정을 덧붙였는데, 바로 여자 헤롯의 등장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제작진의 엉뚱한 시도는 대성공이다. 헤롯왕으로 분한 베테랑 여배우 김영주는 익살스런 연기마저 고급화를 선언하며 극중 유일한 코믹장면을 제대로 살려낸다. 단 몇 분간의 짧은 등장이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녀의 명연기는 훗날 회자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렇듯 배우들의 열연과 더불어, 기발한 시도와 시종일관 빠르고 역동적인 전개, 귀를 즐겁게 하는 명곡들의 연이은 울림까지, 돌아온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를 무대 위에 안착하게 돕는 요소가 된다. 그리고 인류의 구원을 위해 십자가에 못 박힌 마지막 장면은 인류 역사상 유일한 수퍼스타는 예수뿐이라는 진리를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2015년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9월 13일까지 서울 잠실동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한다.(문의:1577-3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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