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교단 총회장 “21세기 찬송가 위상 손상”
비법인 한국찬송가공회에 대체 발행 요청
경제적 비용·연합전통 부담은 넘어야 할 산


비법인 한국찬송가공회가 <21세기찬송가>를 대체할 새로운 찬송가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를 비롯해 기독교대한감리회 기독교대한성결교회 한국기독교장로회 등 주요 교단 총회장들이 새 찬송가 발행을 요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총회장들은 재단법인 한국찬송가공회가 교회연합기구로서 정체성을 상실했고, 현행 <21세기찬송가>는 과다한 저작권료 문제, 작사 작곡자들의 신앙적 윤리적 문제 등으로 찬송가로서 위상이 손상됐기에 새 찬송가 발행이 필요하다고 비법인 한국찬송가공회에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법인 한국찬송가공회는 5월 21일 서울 대치동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새로운 찬송가 발행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지난 4월 23일 대법원 판결의 의미를 설명하고 향후 계획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했다. 대법원은 ‘21세기찬송가(해설찬송가 및 한영찬송가) 출판금지청구권’ 소송에서, 재단법인 한국찬송가공회(이하 법인 찬송가공회)가 찬송가출판 계약을 위반했다며, 예장출판사와 대한기독교서회만 출판권이 있다고 판결을 내렸다.

비법인 한국찬송가공회 공동회장 김용도 목사는 대법원 판결에 대해 “찬송가 관련 재판을 벌써 7~8년 동안 진행하고 있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찬송가공회 문제가) 앞으로 잘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두태 목사는 지난 4월 10일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교단 백남선 총회장을 비롯해 예장통합 기감 기성 기장 등 5개 교단장들이 △<21세기 찬송가> 사용중지 △<21세기 찬송가>를 대체할 온전한 찬송가 발행 등 4개항에 합의한 내용도 발표했다.

윤두태 목사는 “총회장들은 찬송가공회의 재단법인 설립 문제, <21세기 찬송가>의 저작권 등 법적 문제, 일부 작사 작곡자에 대한 도덕적 문제 등을 지적하며, 새로운 찬송가를 만들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며, “그동안 계속 (새로운 찬송가 발행을) 준비했다. 각 교단들이 총회에서 결의한다면 출판에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 “새 찬송가 발행해야 합니다.” 비법인 한국찬송가공회 위원들이 21일 기자회견을 열어 <21세기 찬송가> 사용 중지와 새 찬송가 발행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있다. 위원들은 예장합동 기감 기성 기장 등 주요 교단장들도 새 찬송가 발행을 요청했다며, 오는 9월 각 교단 총회에서 허락만 한다면 새 찬송가 발행은 어려움이 없다고 밝혔다. 권남덕 기자 photo@kidok.com

그러나 새 찬송가 발행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은 만만치 않다.

먼저 비법인 한국찬송가공회는 <21세기 찬송가>를 보급한 지 10년 만에 새 찬송가를 만들어 전국 교회에 배포해야 한다. 경제성만 따져도 전국 교회와 성도들이 감당해야 할 비용이 만만치 않다.

‘하나의 찬송가를 사용하는 한국교회의 전통’을 깰 수 있다는 부담감도 있다. 비법인 한국찬송가공회는 예장 합동 및 통합과 기감 기성 기장 등 주요 교단장들이 새 찬송가 발행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확인결과 총회장들이 모인 4월 10일에 예장 통합 정영택 목사는 불참했고, 대신 참석한 부총회장 채영남 목사는 교단의 입장이 정리되지 않았다며 성명서에 서명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예장 통합 교단이 새 찬송가 발행에 미온적이라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비법인 한국찬송가공회는 새 찬송가를 발행해야 한다는 명분은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재단법인 찬송가공회조차 <21세기 찬송가>의 문제를 인식하고 수정하려는 상황이기에, “현 찬송가에서 문제가 있는 곡을 수정 삭제하는 수준에서 새 찬송가를 발행하면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21세기 찬송가> 사용중지와 새 찬송가의 발행이 각 교단 총회를 뜨겁게 달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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