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컴패션 서정인 대표, 그의 시선이 북한으로 향한 까닭은?

북한은 하나님이 주신 귀한 소망의 땅…한반도 전체 회복 기회될 것
‘2015 북한사역서밋’서 북한 어린이 전인적 양육 큰 비전 함께 만들자

 

한국컴패션 서정인 대표, 오래전부터 그와의 만남을 고대했다. 가장 정직하고 투명한 NGO의 대표라는 것이 첫 번째 이유다. 여느 단체처럼 전문 경영인이 아니라, 목회자 출신이라는 점도 그를 도드라지게 한다. 아울러 건물 맨 안쪽 방을 차지한 수장이라기 보단 현장의 사역자 같다는 인상이 더욱 관심을 끌었다.

서정인 대표는 삐쩍 마른 수혜국 아이들을 향해 플래시를 터뜨리는 사람들에게 “사진을 찍지 마세요”라고 말한다. 만약 당신이 부모라면 연약한 자녀의 모습을 내보이고 싶겠냐는 것이다. 이처럼 부모의 심정으로 아이들을 고이 품은 그에게 현장이 더욱 어울리는 리더라는 칭찬이 뒤따라온다.

때마침 그와 마주할 기회를 얻었다. 한국컴패션이 심혈을 기울여 준비 중인 ‘2015 북한사역서밋’이 동기가 됐다. 2003년 한국컴패션 설립 이후 1대1 양육에 집중했던 서정인 대표의 시선이 북한으로 향한 까닭을 묻기 위해 한남동 한국컴패션 본사로 향했다.
 
 




“사실 이전에는 북한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의외의 답변이었다. 어느 단체라도 전면에 내세운 사역이라면 으레 포장하여 설명하기 마련인데, 서정인 대표는 포장은커녕 관심조차 없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사연은 이렇다. 문호가 개방되지 않은 북한에서 1대1 양육이라는 한국컴패션 고유의 사역을 펼칠 수 없다는 점이 컸다. 또한 북한에 대한 구제구호라면, 전문적으로 진행해온 다른 단체들이 더 잘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기도 중에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서정인 대표는 한 번도 한국컴패션의 성장을 위해 기도한 적이 없다고 한다. 오히려 한국컴패션을 성장시킨 하나님의 뜻을 묻고 또 물었다. 오랜 기도 끝에 그가 얻은 해답은 바로 북한이었다.

그때가 6년 전이다. 서정인 대표는 왜 북한이라는 과제를 주셨는지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 과정 속에서 하나님의 흔적이 순간순간 드러났다. 통독시대를 연 독일의 목회자들과 대화를 하면서 북한사역이야말로 꼭 해야 할 일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이어 국제컴패션 이사회에서 북한사역 안건이 만장일치로 통과됐을 뿐 아니라, 북한 지원을 위해 3년간 수혜국을 늘리지 않겠다는 이야기까지 오갔다.

“북한은 하나님이 주신 소망의 땅입니다. 북한의 생명을 구원하길 원한다는 사실을, 한국 교회와 디아스포라 교회의 사랑이 그들에게 닿길 원한다는 사실을, 하나님이 그것을 깨닫게 하셨죠.”

굳게 품은 소망을 실천으로 옮겼다. 지난 2013년, 한국컴패션은 북한사역팀을 꾸렸다. 그동안 목회자들과 북한사역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는 한편, 교회 현장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었다. 여기에 한국컴패션이 자랑하는 1대1 양육 프로그램이 빠질 수 없다. 북한 어린이를 전인적으로 양육하기 위한 연령대별 커리큘럼을 개발 중에 있다. 양육만큼 힘든 사역도 없지만, 그만큼 큰 열매를 맺는다는 경험을 이미 했기 때문이다.

“전인적인 1대1 양육을 하면, 아이들만 변할까요. 아닙니다. 마을이 변하고 지역이 변합니다. 나아가 그 아이들이 성장했을 때 나라가 변합니다. 이것을 미리 알았던 서독은 복지자금의 대부분을 동독의 아이들을 위해 썼어요. 그 결과는 너무나 잘 아시지 않습니까.”

한국컴패션은 6월 8~9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리는 ‘2015 북한사역서밋’에서 2년간 공들여 준비한 북한 어린이 양육 프로그램 일부를 공개한다. 산티아고 지미 메야도 총재 등 국제컴패션 임원들이 방한할 정도로 내부의 관심이 높다. 전우택 교수(연세대) 김병로 교수(서울대) 주도홍 교수(백석대) 임성빈 교수(장신대) 등 교계 안팎의 북한전문가들도 ‘소망의 땅 북한, 교회가 희망입니다’라는 주제를 안고 한자리에 모인다.
 

교회가 희망이다

“교회가 희망입니다. 소망의 땅, 북한을 향해 교회가 일어설 때입니다!” 한국컴패션 북한사역의 핵심은 교회이다. 서정인 대표는 한국 교회의 사랑이 북한 어린이들에게 닿을 때, 한반도 전체가 회복할 것이라는 확신을 드러냈다.

1대1 양육과 더불어 ‘2015 북한사역서밋’의 또 다른 핵심 키워드는 교회이다. 먹거리와 의료품 등을 주는 물질적 혜택에 머문다면, 북한이 그리고 북한 어린이가 변할 수 있을까. 그것으로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서정인 대표는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양육 받은 아이들이 북한을 소망의 땅으로 일궈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회가 전공을 살릴 기회인 셈이다.

“교회가 함께 해야 합니다. 한국 컴패션이 교회를 협력 파트너로 선택한 까닭은 1대1 양육 중심에 ‘그리스도의 사랑’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한국 교회가 북한의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며 구체적인 대안을 갖고 준비할 때입니다.”

‘2015 북한사역서밋’의 모든 프로그램은 교회에 집중돼 있다. 한국컴패션이 마련한 북한사역 청사진과 교회의 역할, 교회가 북한사역의 주인공이 됐을 때 나타나는 효과를 공유한다. 다시 말해, 교회의 동력을 끌어올리는 시간이 될 예정이다.

동기부여에 이어 본격적인 훈련도 준비했다. 한국컴패션은 ‘2015 북한사역서밋’에서 200여개의 교회가 협력자로 나서길 기대하고 있다. 이들 교회들과 오는 10월부터 2년 반 동안 북한 실정에 맞는 영역별 커리큘럼을 나누고, 북한 어린이 양육에 전문성을 갖춘 헌신자를 양성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이 과정에서 컴패션의 노하우를 교회에 전수한다는 점이 특별하다.

“북한 어린이 양육에 나서는 교회들에게 회계 행정 인사, 그리고 함께 아파하는 마음까지 컴패션 60년 사역의 노하우를 전수합니다. 그리곤 컴패션은 조력자로 남습니다. 모든 사역은 교회 이름으로 진행됩니다. 훈련 받은 교회가 북한과 북한 어린이를 변화시키는 모습을 보게 될 것입니다.”

서정인 대표는 기대했다.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교회가 북한 어린이들의 희망이 되는 그림을, 그 아이들이 자라서 북한을 소망의 땅으로 만들어가는 미래를. 그리고 한 가지 더.

“저 같은 목사가 하나님의 이름을 짓밟았습니다. 한국 교회가 성육신적으로 북한을 섬기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다시 교회를 찾길 바랍니다. 하나님의 존귀함이 이 땅에 다시 세워지길 바랍니다. 나아가 그 불씨가 열방 끝까지 뻗어나가길 기도합니다.”

서정인 대표의 시선은 휴전선 너머 북녁땅만 바라보고 있지 않았다. 교회다움을 잃어가는 한국 교회도 눈여겨보았다.

그의 기도처럼 한국컴패션과 교회가 함께 하는 북한사역이 한반도 전체의 회복을 이끌 수 있을까. 그 출발점이 될 ‘2015 북한사역서밋’을 주목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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