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향한 뼈아픈 메시지 스크린은 숨죽여 울고 있다
한국교회 향한 뼈아픈 메시지 스크린은 숨죽여 울고 있다
30일 개봉, 다큐멘터리 영화 <제자 옥한흠>을 보다
  • 송상원 기자
  • 승인 2014.10.2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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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인생 관통하는 ‘진정한 광인’ 모습 차분히 그려
종교개혁주간 눈물과 감동 선물할 웰메이드 다큐 영화

 

▲ <제자 옥한흠>은 한국 교회를 아우르는 은보의 강력한 메시지가 가득 차 있다. 영화적으로도 매우 잘 만든 작품이다.

왜일까. 그가 웃으면 오히려 눈물이 났다. 그가 아파하면 가슴이 미어졌고, 그가 눈물을 보일 때 함께 또 울었다. 떠난 그를 향한 그리움, 안타까운 한국 교회의 현실, 내 자신에 대한 미움이 중첩됐던 걸까. 그렇게 상영 내내 눈물은 그칠 줄 몰랐다.

기독교다큐멘터리 영화 <제자 옥한흠>이 드디어 공개됐다. 당초 4월 부활절 전후 개봉을 목표로 제작했으나 도저히 날짜를 맞출 수 없었다. 다시 옥한흠 목사 추모 4주기에 맞춰 개봉하려 했으나 후반작업이 허락지 않았다. 결국 <제자 옥한흠>은 종교개혁주간에 개봉하게 됐다.

감독 김상철을 가까이에서 본 기자는 그 까닭을 안다. 전작 <잊혀진 가방>과 <나의 선택>, <중독>에서도 알 수 있듯이 김 감독은 비교적 빠른 시일 안에 영화를 제작하는 축에 든다. 하지만 <제자 옥한흠>은 그럴 수 없었다. 처음으로 고 옥한흠 목사의 삶과 신앙을 조명하는 그에게 다가온 부담감과 중압감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김 감독에게 옥한흠 목사는 거대한 산과 같았다. 혹시라도 평작 수준에 머물면 존경받는 고인의 삶에 누가 될 것 같아 걱정이 컸다. 아울러 옥한흠 목사를 알면 알수록 담고 싶은 것들이 늘어나 시간이 지체될 수밖에 없었다.

부활절과 추모 4주기를 보내고 공개된 <제자 옥한흠>은 어땠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김상철 감독은 그의 어깨를 짓누른 부담감과 중압감을 이겨냈다.

옥한흠 목사의 쩌렁쩌렁한 육성으로 스크린을 밝히는 영화는 옥 목사의 72년 생애를 가로지른다. 90분의 런닝타임 안에 위대했던 옥한흠 목사의 삶을 조명한다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지만 영화는 초점을 잘 잡아냈다. 김 감독의 선택은 광인, 제자, 아버지, 그리고 한국 교회와 목회자를 향한 경고로 압축할 수 있다.

“25년 목회기간 동안 단 한번도 30시간 이하로 주일설교를 준비한 적이 없다.” 옥한흠 목사를 옆에서 본 성도들의 증언이 이어진다. 1주일 내내 쓰고 또 쓰고, 교정과 퇴고를 거쳐 주일설교를 완성했다. 가족과 이별하고 칼빈신학교로 유학길에 올랐으나, 다시 웨스트민스터신학대로 향했던 까닭에 대해 은보는 이렇게 말했다. “칼빈신학교에서 미쳐야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진정한 주의 제자가 되는 것, 자신을 통해 다른 사람들이 제자가 되는 것’이라는 소명이 그를 광인으로 만들었다. 영화는 제자훈련의 시초가 됐던 성도교회 밀알회부터 내수동교회 사랑의교회를 거치면서 제자훈련이 완성되어가는 과정을 밟아간다. 덧붙여 가르침과 삶이 일치했던 영적 지도자의 목회여정을 조명한다. 동역자들은 은보의 ‘일치의 리더십’이 없었다면 제자훈련은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전략했을 것이라고 평가한다. 이처럼 제자훈련에 목숨을 걸었던 은보는 후배 목회자에게도 이렇게 말한다. “목숨을 걸지 않으면 시작도 하지 마라.”

나아가 은보의 강력한 메시지는 한국 교회 목회자들을 겨냥한다. 한국 교회가 세속화, 욕망, 타락에 휩싸여 총체적 위기에 빠진 책임은 목회자에게 있다는 것이 옥한흠 목사의 진단이었다. “평신도는 책임이 없다. 다 목사들의 책임이다”, “입만 살았지 주님 앞에 가면 죽은 자에 불과하다”며 거침없이 일침을 가하면서 한편으로 한국 교회 회복을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 예수님과 성도들을 배신하는 목회자들이 이 영화를 꼭 보고 참회의 눈물을 흘려야 하는 대목이다.

한 사람의 영혼을 살리기 위해 미쳤고, 주일설교를 30시간 넘게 준비했고. 한국 교회를 걱정했던 옥한흠 목사. 그야말로 진정한 광인이자 제자였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다소 무겁게 흘러가던 영화는 아버지 옥한흠을 조명하며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선사한다. 손녀와 정겨운 시간을 보내는 영상에서 옥한흠 목사의 인간미가 드러나고, 투병 모습 속에는 가족에게 관심을 쏟지 못했던 미안함이 녹아있다. 생전 추억을 남긴 가족사진 한 장 없어, 가족들이 영정사진을 들고 사진을 촬영할 때 객석은 울컥한다.

 

<제자 옥한흠>은 한국 교회를 아우르는 은보의 강력한 메시지가 가득 차 있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영화로서 예술성도 뛰어난 작품이다.

보통 인물에 관한 다큐영화는 자칫 신파로 흘러 지루함을 주는 경우가 있다. <제자 옥한흠>도 고인의 설교 영상과 관계자들의 인터뷰가 영화의 중심 줄기를 이룬다. 하지만 리듬감 있는 편집과 촌철살인의 메시지를 잘 뽑아내 기존 다큐영화의 전형성을 비켜갔다.

여기에 롱테이크와 원테이크를 적절히 겸한 촬영기법과 세련된 영상미가 몰입을 돕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한마디로 웰메이드 기독교다큐영화의 탄생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영화 속 옥한흠 목사의 모습과 메시지는 영화를 본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기사를 쓰고 있는 지금도 눈앞에 선하고, 귓가에 울린다.

옥한흠 목사가 웃으면 당신도 눈물을 보일 것이다. 좋은 경험은 권하기 마련이다. 종교개혁주간, 당신에게 눈물과 감동을 선사할 <제자 옥한흠>을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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