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 선교사(GMS/GBT)

1980년대 후반부터 시작되어 1990년대에 무르익게 된 해외선교 열풍으로 한국교회가 새로운 부흥의 시기를 맞이한 것은 누구나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교회마다 선교훈련 프로그램은 늘어나고 단기선교여행에 참여하는 훈련생들의 수는 더욱 많아져 가는데, 정작 단기(최소 6개월~1년 이상 타 문화권에서 살며 사역하는 것)나 장기 선교사로 헌신하는 이가 줄어들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내 휴가를 바쳐서, 방학을 바쳐서, 거기다가 물질까지 바쳐서 온 정성과 땀을 흘려 다녀온 단기선교여행이 장기선교에로의 헌신을 막는 면역제가 되어 버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단기선교여행을 강조함으로써 교회에 선교의 열정을 불러일으킨 것은 사실인데, 이제는 그것이 너무나 보편화되었다. 아직도 이 세상에는 현지에 들어가 그들의 언어와 문화를 배우며 그들과 함께 살면서 사역해야 할 장단기 선교사들이 너무나도 많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현지에 가서 살지 않아도 된다는 면죄부(?)를 준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그러므로 이러한 흐름, 패러다임의 의미의 변화를 깨달았으면 여기에 걸맞은 행동을 취해야 한다. 바로 단기선교여행에 새로운 표준용어를 부여하는 것이다. 나는 단기선교여행 대신 ‘선교지탐방활동’(선활)으로 바꿔 부르기를 제안한다. 이 새로운 용어에는 세 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 선교지는 복음이 전해질 필요가 있는 곳을 지칭한다. 둘째 탐방은 우월주의적 입장에서 나눠주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겸손히 연구하고 배우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셋째 활동은 복음 전파를 위해 유익이 되는 모든 행동을 말한다. 여행이라는 단어가 주는 여행객, 관광객이라는 뉘앙스를 제거해 줄 것이다.

이와 같이 이 세 가지 단어를 합하면 지금 우리가 행하고 있는 단기선교여행의 모든 면을 다 담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 무엇보다도 ‘선교지탐방활동’이란 말을 쓸 때 우리는 이렇게 도전할 수가 있다. 선활을 다녀온 이들에게 “선활-선교지 탐방활동-만 하지 말고, 단기선교에 헌신하라! 장기선교에 헌신하라!”고 말이다.

매년 한국교회는 휴가철마다 십여 만 명이나 되는 성도들과 천억에 가까운 재정을 단기선교여행에 퍼 붓고 있으면서도 장기사역자들은 많이 양성하지 못하고 있다. 올 여름 ‘선교지 탐방 활동’에 참여하는 수많은 교회와 성도들이 이 ‘선활’을 통해서 실제로 장단기 선교사로 수없이 헌신하기를 주님께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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