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돌아있던 부흥회서 강력한 음성 듣다


▲ 김도진 목사는 거듭남을 체험한 후 이전의 삶을 버렸다. 임옥주 사모는 김 목사 곁에서 묵묵히 내조하며 기도해 준 동역자이다.
청소년기 어머니와 아버지가 연이어 소천하고, 내 청년기는 술과 방탕에 빠져 보냈다. 지금 생각하면 이 때 나의 삶은 구제불능이었다. 알콜중독에 빠졌고 술만 마시면 이성을 일고 싸웠다. 술에 취해 싸움 상대를 가리지 않았고, 무조건 폭행을 했다.

내 나이 33세에 동생의 중매로 예수 믿는 여자와 결혼했다. 내 삶에 변화가 올 것을 기대하며 믿음의 가정에서 자란 아내를 맞았다. 결혼생활 10년에 두 아들도 얻고, 열심히 노동판에서 일하면서 겨우 살아갔다. 하지만 아무 소망이 없었다. 아침에 두 발로 나가면 저녁에 네 발로 기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10년 만에 사기를 당해 결국 가정도 거의 박살이 났다. 얼마나 많은 빚을 졌는지도 계산할 수 없을 정도였다.

당시 내 나이 42세에 인생의 마지막 기로에 서게 됐다. 하지만 그냥 죽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사기꾼 3명을 죽이고 나도 끝장을 보려고 했다. 하지만 1개월 정도 복수의 독을 품고 다니다 보니, 내 자신이 견디지 못했다. 정신병자처럼 되어 식음을 전폐했다. 계획적인 살인은 정신병자 아니고는 할 수 없다. 결국 내가 먼저 죽게 된 것이다.

그때 한 교인이 찾아왔다. 산에 가서 좋은 공기도 마시고 좀 쉬고 오자는 것이었다. 이상하게도 끌려가다시피 따라 나섰다. 삼각산에 도착했다. 가서보니 그 교인은 기도원 부흥회로 나를 인도한 것이었다. 할 수 없이 붙잡혀 있었지만, 나 같은 범죄자에게 찬송 부르기와 예배시간은 견디기 힘든 고역이다.

부흥회가 열리는 3일 동안 뒤로 돌아 앉아 사기꾼을 어디에서 잡을 것인지만 생각했다. 부흥회 마지막 날 저녁에 강사가 나를 바라보며 돌아앉으라고 호령했다. 그런 말을 들으면 내 성격상 박차고 나와야하는데, 이상하게 꼼짝 못하고 그 말에 순종하며 돌아앉았다. 한술 더 떠 두 손 들고 “주여”하라고 했다. 부흥회에 참석한 수백 명의 기도소리는 정신을 잃을 정도였다.

나도 모르게 “주여”라고 외쳤다. 그 순간 너무나 강한 빛이 닥쳤다. 나는 바닥에 쓰려졌다. 천지를 뒤흔드는 굉음까지 들리기 시작하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어디선가 표현할 수 없는 음성이 들려왔다. 순간적이었다. 0.1초다.

“내가 너를 도와주리라.”

42년 동안 내 삶을 짓눌렀던 고통과 괴로움이 사라진 것을 느꼈다. 옛날 내가 아니었다. 그 순간 나는 외치기 시작했다. “당신은 예수요 하나님이요.” 목이 터지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 때 내가 죄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나는 어린아이와 바보가 됐다. 내 삶의 악신이 떠나가고 성령이 임했다. 내가 죄인임을 고백하면서 천지개벽이 일어났다.

내가 죄인이라는 것을 고백하자, 그동안 내가 사고 친 것이 생각나기 시작했다. 그 죄를 소리 지르며 회개했다. 이제 내 삶의 주인이 바뀌었다. 변화 받은 후 처음 보고 싶은 것은 성경이었다. 내 옆을 지키며 기도하던 아내에게 성경을 보자고 했다. 성경을 폈는데 눈에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는 창세기 1장 1절이 들어왔다. 이 때부터 나는 완전히 미친 사람이 됐다. 복수가 아니라 예수에 미친 사람이 됐다. 이웃들은 사업에 실패하고 사기를 당하더니 사람이 미쳤다고 소문이 수군댔다. 매일 술을 먹고 싸움을 하던 사람이 갑자기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고 기뻐하는 것을 보며, 사람들이 미쳤다고 생각했다.

성령이 임한 후 나는 처음으로 아내를 따라 새벽기도회에 참석했다. 너무 감격스러워 하루도 빠지지 않고 새벽예배를 드렸다. 교회에서도 전도와 봉사를 도맡아했다. 사업이 망하고 사기를 당해서 쪽방에 살면서 거지꼴이었지만, 그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35년이 지난 지금도 그 기쁨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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