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에서]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

 
3D 영상기술 도입 ‘화려’…구원향한 희망 그리다


▲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는 가난했지만 꿈과 열정을 잃지 않았던 고흐의 삶의 궤적을 세심히 들여다본다. 또 고흐의 명작을 무대 위에서 감상할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고흐는 기구한 삶만큼이나 뜨거운 논쟁거리를 남긴 채 세상을 떠났다. 그에 대한 평가는 미치광이와 천재 사이에서, 기독교를 등진 안티크리스천과 구원을 갈구하던 구도자 사이에서 엇갈린다. 그의 죽음도 마찬가지다. 정신질환으로 인한 자살이 정설이지만, 최근에는 총기사고에 의한 타살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여전히 양 극단에 놓인 고흐의 생애는 제대로 조명받기 보다는 편견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경향이 짙었다.

이런 이유가 오히려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에 더욱 관심을 쏠리게 했다. 이 작품이 인간 빈센트 반 고흐의 삶에 집중하기 때문이었다. 논쟁과 편견의 껍질을 깨고 말이다.

고흐 사후 6개월 후, 동생 테오가 고흐의 편지를 꺼내보면서 불우한 삶을 살다 세상을 떠난 형에 대한 기억을 더듬는다.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평생에 걸쳐 보낸 700여 통의 편지를 바탕으로, 살아생전에 인정받지 못한 화가의 삶과 사랑, 그리고 꿈을 회상한다.

고흐가 탄광촌에서 전도사 생활을 하던 시절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웃고 울었던 나날들, 화가로서 흠모하던 고갱과의 만남, 요양원에서 발작과 우울증으로 보냈던 말년까지 순차적으로 무대 위에 펼쳐낸다.

다소 단조로울 수 있는 구성을 지녔지만, 뮤지컬의 장점이 동반돼 어느 한 순간 지루할 틈이 없는 것이 이 작품의 매력이다. 에너지 넘치는 음악과 화려한 무대영상이 가미돼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한다.

특히 3D 프로젝션 맵핑 등의 영상기술을 통해 ‘별이 빛나는 밤’, ‘고흐의 방’ ‘꽃 피는 아몬드 나무’ 등 고흐의 명작을 무대 위에 수놓는다. 또한 그림 속 인물이 하나의 캐릭터가 되어 움직이기도 한다. 기존 뮤지컬에서의 영상이 배경에 불과했다면,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에서는 배경을 넘어 ‘제 3의 배우’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이 작품을 봐야 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고흐의 이야기를 뮤지컬로 볼 수 있다는 것, 둘째는 고흐의 전시회도 볼 수 있다는 것”이라는 김규종 연출의 말이 십분 이해가 된다.

구원을 치열하게 갈구하던 고흐의 신앙적인 면도 다룬다. 전도사가 되어 광부들에게 복음을 전하지만 신학자의 믿음보다 권위와 학벌을 중시하던 현실에 낙담하던 모습을 그리면서, 한편으로 절망과 고통의 순간에서도 구원을 향한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고흐를 조명한다.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는 4월 27일까지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한다.(문의:588-7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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