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에서] 조롱을 비판만 할 것인가
[객석에서] 조롱을 비판만 할 것인가
기독교 소재 공포영화 〈불신지옥〉,〈독〉
  • 조준영 기자
  • 승인 2009.08.31 1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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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불신지옥〉 포스터.
“소진이는 구세주야!” 

죽은 딸이 기도를 통해 다시 살아나리라는 확신에 찬 어머니의 말에 객석 여기저기에서 킥킥 비웃음이 터져 나온다. 숨기고픈 가정사가 남들 앞에서 다 까발려지듯, 상영 내내 불편했던 심정이 극에 달한다.

종교를 소재로 한 영화 두 편이 극장에 내걸렸다. 공교롭게도 두 영화 모두 공포영화에, 종교는 기독교다. 게다가 한 편은 제목이 〈불신지옥〉으로, 시작부터 기독교에 대한 조롱 내지는 불신을 짐작케 한다.

영화들에서 기독교는 무속신앙과 별반 다르지 않게 그려진다. 귀신 들린 아이에게 절을 하며 복을 구하는 이들이나, 사업번창과 물질의 축복을 입버릇처럼 기도하는 가장의 모습은 자연스레 기복(祈福)에 맞닿아있다. 오히려 방안에 제단을 쌓아놓고 죽은 딸의 부활을 기도하는 어머니의 모습이나 귀신을 내쫓는다며 구타까지 서슴지 않는 장로 내외의 모습에서 기독교는 무속신앙보다 더 광적(狂的)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보편적인 기독교계에서조차 광신도라 치부되는 행위지만, 관객들이 그것을 광적인지 일반적인 기독교 행위들인지 구분할지는 의문이다.

이전에도 〈친절한 금자씨〉, 〈밀양〉 등 기독교를 희화화하거나 비하하는 내용의 영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 영화들이 특별한 것은 그것을 담아낸 틀이 이전과 달리 ‘공포영화’라는 점이다. 광적인 기독교 신자들의 모습은 공포와 연결돼 있고, 결과적으로 기독교에 대한 비판과 거부를 낳는다. 실제 영화 속에서도 기독교에 대한 비판과 거부는 확연히 드러난다. 〈불신지옥〉에서 ‘이제라도 믿고 구원을 받으라’는 어머니의 말에 딸은 고개를 내저으며 도리어 ‘돌아와, 엄마’라고 외친다. 〈독〉에서도 마찬가지다. 광적인 퇴마의식을 치른 장로 부부를 살해하는 아버지에게 관객들은 몰입하고 동감한다.

감독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이나 기독교의 본질을 몰랐던지, 의도적으로 다루길 거부했던지, 영화는 신도들만을 다룬다. 눈에 보이는 신도들로 기독교를 판단하고 영화로 표현한 것이다. 때문에 영화 속 모습들이 기독교의 본질은 아닐지라도, 결과적으로 영화에 대한 절반의 책임은 한국교회와 신도들에 있다. ‘기복신앙’ ‘물량주의’ ‘세속주의’…. 한국교회의 병폐를 진단하는 수많은 자성의 목소리가 개인과 공동체에서 얼마나 실천되고 있는지 살필 때다. 하나님의 복음을 참 복음 되게 할지, 땅 위의 축복으로만 전락시킬지는 한국교회 신도들의 책임이다.

덧붙여 드는 생각 하나. 대중문화에서의 기독교 비하를 막기 위해 현장 속으로 다가가는 노력이 절실하다. 연예인 기독인 모임이나, 영화인 기도모임, 7년째 열리고 있는 서울기독교영화제 등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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