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유년을 맞이하면서-

수탉이 지붕 위에서 우는 것은
조금 더 이른 아침을 맞이하기 위해서다
갑신년 어둠을 회로 거두어
개벽을 알리는 숨소리

수표교다리 밑 절대 절망이
희망되어 오르고
서해안 용유도 낙조가
정동진 동해 먼동 되는데

석연치 않는 세상 조짐들
수탉이 가져온 성서적 경고
피부에 닿지 않는 각종 지표들 사이로
광명 하늘 아래 밝혀진 부인(否認)들
우리는 지난밤 첫닭이 울기 전
시몬이 한 일을 알고 있다

주는 살아계신 그리스도요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성령적 고백도
상황논리와 죽음 앞에서 부언(浮言)한
육신의 나약함을

수탉이 지붕 위에서 우는 것은
암탉이 울지 못해서가 아니라
긴 밤을 열어
조금 더 이른 아침을 맞이하기 위해서다
이을로 목사(영락한마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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