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봄을 여는 사람들 / 코이노니아교회 김남식 목사
■새 봄을 여는 사람들 / 코이노니아교회 김남식 목사
알코올 중독자·탈북자의 든든한 ‘울타리’ 되겠다
  • 정재영
  • 승인 2005.03.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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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음주의 유혹에 빠져 계절의 흐름조차 잊은 채 시들어 가는 사람들, 마약에게 영혼마저 빼앗긴 채 겨울의 터널을 벗어나지 못하는 중독자들, 동토의 땅에서 건너왔지만 또 다른 생존 경쟁의 벌판에서 칼바람을 견뎌야 하는 탈북자들.
김남식 목사(48)는 그들에게 새 봄을 돌려주러 나섰다. 그가 얼마 전 전주시 덕진구 금암동에 개척한 코이노니아교회는 ‘알코올 전문교회’라는 독특한 타이틀을 내세우고 있다. 630만 알코올 환자들, 30만 탈북자, 국내거주 중국 동포들과 함께 가겠다는 다짐도 눈에 띈다.
“환자 가족들까지 포함해 우리 나라에서 약 1000만 명 이상 되는 이들이 알코올 중독으로 고통받는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누군가는 그들과 주님의 사랑을, 구원의 복음을 나눠야하지 않겠습니까. 바로 그 영적 ‘사마리아’를 찾아가는 일을 제 사명으로 받아들인 것입니다.”
그 역시 젊은 시절을 술과 방탕으로 허송한 기억이 있다. 그러던 그가 회심하고 돌아와 목회자가 되고, 첫 사역지인 전북 진안에서 만난 영혼들이 하필 알코올 중독자들이었다. 동네의 골칫거리로 손가락질 받던 세 명의 술꾼들 모습이 어쩐지 눈에 밟혔던 것이다.
동병상련의 정으로 그들을 보듬어주고, 복음의 능력으로 치유될 수 있다는 확신을 불어 넣어준 결과 사나운 주정뱅이들은 어느새 신실한 하나님의 자녀로 돌변해있었다. 그것은 또한 특정 종교로 똘똘 뭉쳐 교회를 백안시하던 동네에 기적적인 영적 부흥이 일어난 계기였다.
어린 시절 방황기의 동반자였던 사촌형 김도형 목사(국제금주학교 대표)는 이제 사역의 동반자가 되어 일종의 나침반 역할을 해주었다. 금주학교 사역에 뛰어들면서 사역지인 진안 마령에 알코올 환우들의 치유와 훈련을 위한 복지관을 열었고, 인근 전주에도 상담소를 개설해 본격적으로 환자와 그 가족들을 돕기 시작했다.
물론 사역이 쉽지만은 않았다. 농촌교회에서의 일반목회와 알코올사역이라는 특수목회를 병행해야 하는 부담은 김 목사를 지치게 만들었다. 더욱이 온갖 정성을 쏟아 회복의 길로 인도했던 한 성도를 불의의 화재로 잃은 사건은 그를 깊은 상실감에 빠트리고 말았다.
그 무렵 어떤 전환점을 얻고자 찾아간 중국 땅에서 탈북자들의 안타까운 실상을 목격한 김 목사는 그대로 주저앉아, 그들을 돕고 신앙훈련을 시키며 몇 년 세월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알코올 환우들은 여전히 마음속에서 떨쳐낼 수 없는 부담이었다.
결국 김 목사는 그들 곁으로 돌아와야 했다. 다시는 떠나지 않으리라는 다짐과 함께. 새로 일으키는 공동체에는 알코올 환우들 뿐 아니라 다른 종류의 중독자들, 탈북자와 조선족 동포 등 소외된 이들로 더 큰 울타리를 만들고자 한다. 그 뜻에 전주안디옥교회 등 지역교회들이 돕고 나서, 머잖아 기독교금주금연협의회라는 든든한 조직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눈에 보이는 성장이나 부흥에 욕심이 있었다면 애초부터 이 사역에 뛰어들지도 않았을 겁니다. 잠시 길을 잃고 방황했던 이들에게 아버지의 사랑, 가족의 따뜻한 품을 되찾아주는 게 제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그들이 환자의 허물을 벗고, 다른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을 돕는 영적인 리더로 우뚝 선다면 저의 사명을 다하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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