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증후군’ 김강산 가족 - ‘진통없는 성장’ 향한 가족의 ‘동행’
■‘다운증후군’ 김강산 가족 - ‘진통없는 성장’ 향한 가족의 ‘동행’
김성은 목사 네 식구, ‘약자 위한 시스템’ 없는 사회 편견과 묵묵히 맞서나가
  • 김지홍
  • 승인 2005.02.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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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말아톤>이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자폐아인 초원이가 마라톤을 통해 폐쇄된 자신만의 공간에서 벗어나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다룬 이 영화는 영화를 본 많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으로 다가서고 있다.
개봉 당시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장애인의 이야기를 다룬 감동적인 영화 한 편이 더 생각난다. 프랑스 영화였던 <제8요일>. 이 영화에는 다운증후군을 앓는 조지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조지는 지능발달장애를 앓고 있었지만, 머리 굴리기라면 둘째가 서러울 정도의 인물인 아리에게 오히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가르쳐준다.

□ 드럼이 취미인 강산
조지처럼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김강산(12·마송초등학교)을 만났다. 다운증후군 환자들은 외모가 대부분 비슷해 처음보는 강산이도 마치 이전에 만난듯한 느낌이 들었다. 초등학교 6학년인 강산이는 드럼치기가 취미이다. 처음 만났을 때 서먹해하던 강산은 조금 가까워지자 살갑게 굴며 껌까지 선물했다.
강산이의 가족은 아빠인 김성은 목사(39·샘솟는교회)와 엄마 이은주 사모(38), 동생 강윤(9·마송초등학교) 등 네 식구다. 아빠인 김 목사는 강산이가 태어나고 얼마 후 다운증후군이란 것을 알았다. 가족 구성원 가운데 장애인이 있다는 사실은 그 가족의 삶이 이미 단순할 수만은 없다는 것을 암시한다.
강산이네 역시 마찬가지였다. 장애아를 둔 다른 부모들과의 공동육아에서부터 학교 입학의 어려움에 이르기까지, 또 곧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는 강산이의 교육문제, 비장애인인 동생 강윤과의 관계에 이르기까지 강산네 가족이 신경써야 하고 심적으로 겪어야 할 고통들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그중에서도 김 목사와 이 사모가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교육 문제. 강산이는 현재 일반 초등학교 특수학급에서 교육을 받지만 앞으로 진학할 인근 중학교에는 이런 학급이 없어 걱정이 많다. 김 목사는 장애인에게 있어 우리 사회는 무관심하고 냉정하기 그지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 목사는 사회가 함께 장애인 문제를 분담하는 선진국들과 달리 한국 사회는 모든 것이 전적으로 가족 책임이라며 체계적인 시스템이 없는 한국의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김 목사는 특히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는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 헨리 나우웬이 죽기 직전까지 머물면서 헌신했던 라르쉬 공동체를 예로 들었다. 라르쉬 공동체에서는 “비 장애인 자원봉사자 한 명이 장애인 한 명을 담당, 함께 생활하며 돌본다”며 “이렇게 사회 전체가 나서서 장애인을 돌보는 공동체 의식이 아직 우리나라나 한국교회에는 없다”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이 사모는 강산이가 처음 초등학교에 입학할 당시 “학교 선생님도, 아이들도 다 당황하고 힘들어 했다”며 하지만 1년 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선생님이나 아이들의 시각이 변하는 것을 체험했다”고 말했다. 이 사모는 장애인 문제는 결국 인식의 문제이며 결국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선입관이 장애인과 비 장애인을 갈라 놓는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강산을 키우며 우리가 잊고 있던 것, 즉 단순함과 느리게 사는 삶을 오히려 강산에게서 배웠다며 장애인을 통해 우리 모두가 결국은 하나님 앞에서 나약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고 고백했다.
김 목사는 아울러 앞으로 여건이 되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문화센터를 세우는 것이 자신의 비전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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