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정교회, 정교회 지역서 가톨릭 선교활동 중지 촉구


러시아정교회 수장이 로마가톨릭 새 교황과의 만남 가능성에 대해 “로마가톨릭이 정교회 지역에서 선교활동을 중단해야 가능하다”는 뜻을 밝혔다.
‘모스크바와 러시아 전체의 총대주교’ 알렉세이 2세는 4월 25일 언론을 통해 “로마가톨릭교회가 정교회 지역에서 벌이고 있는 ‘개종행위’를 중단하고 우크라이나 그리스가톨릭교회를 총대주교구로 격상하려는 계획을 취소하라”며 “러시아정교회를 어지럽히고 있는 이런 문제들을 먼저 개선하지 않는다면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나란히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그런 단순한 만남은 필요 없다”고 말했다.
알렉세이 2세는 또한 “정교회 지역인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으로 침범하고 있는 그리스가톨릭교회의 행동과 가톨릭 우세 지역인 우크라이나 서부지역에서 빚어지고 있는 정교회에 대한 차별 상황이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정교회는 소련 붕괴 뒤 과거 소비에트 체제에서 자신들이 관할하던 동유럽 국가 정교회들에서 비잔틴 전례 가톨릭교회들이 독립해 로마가톨릭교회로 복귀하고, 바티칸이 이들 교회들의 위상을 러시아정교회와 동격의 ‘총대주교구’로 승격하려 하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러시아정교회는 또한 바티칸이 동유럽과 러시아에서 선교활동을 강화하는 것에 대해서도 “자매 교회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러시아정교회는 이런 문제들을 거론하며 최근 서거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러시아 방문도 거부해 왔다.
이날 알렉세이 2세 러시아정교회 총대주교는 정교회 에큐메니컬 총대주교가 우크라이나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우크라이나 정교회는 러시아정교회의 관할권 안에 있는 ‘우크라이나정교회-모스크바총대주교구’와 러시아정교회에서 독립을 선언한 뒤 바돌로메오스 1세 ‘콘스탄티노플의 에큐메니컬 총대주교’의 지지를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정교회-키예프총대주교구’로 분열되어 있다.
알렉세이 2세는 이런 상황을 빗대 “우크라이나에서 교회법상 합법적인 교회가 어디에 있으며, 분열주의적 교회가 어디에 있는지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로마가톨릭 교황 베네딕토 16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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