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상황, 온라인으로 소통하고 성도와 연결하는 교회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로 수도권의 교회들은 14일 수요예배부터 전면 비대면으로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본부장:김부겸 국무총리)는 오는 25일까지 2주간 4단계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규 확진자가 매일 1000명 이상 발생하고 있어 4단계를 연장할 가능성이 높다.

‘전면 비대면 예배’ 상황을 맞은 목회자들은 크게 낙심하고 있다. 작년 3월 처음 ‘비대면 예배’를 경험할 때만큼 충격이 크지 않지만, ‘예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꺾였기 때문이다. 목회자들은 “코로나19 백신접종이 늘어나고 사회적거리두기 단계가 낮아지면서, 예배에 참석하는 성도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었다. 다시 전면 비대면 상황을 맞이하니, 화도 나고 낙심도 크다”고 말했다.

 

“다시 비대면, 광야의 시간”

수원 권선구에서 목회하는 이인권 목사(빛과소금의교회)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상가 2층 전체를 매입해서 예배당을 마련했다. 지난 6월 입당감사예배도 드렸다. 하지만 1개월 만에 다시 전면 비대면 상황을 맞았다. 14일 수요예배는 성도 7명만 참석한 채 드렸다.

이인권 목사는 “작은 교회는 신앙 연수가 짧고 이제 믿음이 성장하는 성도들이 대부분이다. 함께 예배를 드리고 밥을 먹으면서 교제해야 예배공동체로 세워갈 수 있다”며, 코로나19 속에서도 지난 1년 6개월 동안 예배회복 공동체회복을 위해 노력한 것들이 수포로 돌아간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하지만 하나님께서 뜻이 있으신 것 아니겠나. 지금은 광야의 시대라고 생각하고 한 영혼에 집중하는 목회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인권 목사는 현재 주일예배를 2부로 늘려 드리고 있다. 예배에 참석하는 성도는 순서자 등 10명으로 제한했다. 하지만 대면 금지 상황에서 성도들의 믿음을 키울 수 있는 목양 방법을 아직 마련하지 못했다.

 

보는 예배에서 참여하는 예배로

많은 목회자들이 이인권 목사와 같은 마음이고 동일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모든 예배를 온라인 영상으로 전환하고, 성도들에게 QT와 성경필사 등을 하도록 요청하며 개인적으로 신앙을 지키도록 독려하고 있었다. 지난 1년6개월 동안 해온 것들을 다시 꺼내들 수밖에 없었다.

지난 12일부터 새에덴교회(소강석 목사)는 온라인 영상예배에 중요한 변화를 주었다. 유튜브를 통해 ‘보는 예배’에서 벗어나, ‘성도들이 참여하는 예배와 기도회’를 시작했다.

새에덴교회는 5부로 나누어 드리던 주일예배를 6부로 늘렸다. 단 한명의 성도라도 더 예배를 드리도록 배려한 것이다. 또한 26일까지 2주간 특별기도주간을 선포했다. 매일 아침과 저녁에 특별기도회를 시작했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특별기도회를 비롯해 수요예배 금요철야예배에 줌(Zoom)을 활용한 화상예배 형식을 도입한 것이다.

새에덴교회는 줌으로 예배당과 성도들의 가정을 연결했다. 가정에서 예배를 드리는 성도들이 예배당 LED스크린에 가득했다. 소강석 목사는 화면의 성도들에게 말씀을 전하고, 함께 기도했다. 성도들은 온라인 채팅으로 말씀으로 받은 은혜를 고백했고, 자신과 가정에 대한 기도제목을 나누었다. 소강석 목사와 성도들은 다른 공간에 있었지만, 온라인으로 연결되어 함께 예배드리며 소통하고 있었다.

한주교회 김태훈 목사는 11월부터 ‘2주간의 바이블캉스’라는 온라인 특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내용은 에베소서 전체를 강해하는 것이다. 다만 딱딱하게 강해설교를 하는 것이 아니라, 여름 바캉스 분위기를 내도록 무대를 꾸미고, 성도들과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김태훈 목사는 “코로나19로 대면 예배가 중단되고 성도들의 교제가 끊어지고 소통이 단절됐다고 말한다. 사실 단절이 아니고 초연결된 것이다. 과거에는 대면으로만 연결됐지만, 이제 온라인이라는 소통의 공간이 하나 더 생긴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활용한 새로운 예배와 사역

김태훈 목사는 교회와 예배가 온라인으로 연결되면서 과거와 전혀 다른 사역이 열렸다고 설명했다. 현재 김 목사는 군선교 단체와 협력해서 군대에 간 자녀와 부모들이 함께 예배를 드리는 사역을 기획하고 있다. 군인교회의 예배를 실시간 영상으로 방송하고, 그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 자녀와 함께 부모들이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는 것이다. 김 목사는 이런 방식을 해외선교지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회가 파송한 선교사가 선교지에서 예배를 드리고, 한국의 성도들은 온라인으로 함께 예배를 드린다면, 선교사와 성도 모두 <선교편지>와 차원이 다른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온라인을 활용하고 싶어도 작은 교회들은 재정과 전문성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새에덴교회처럼 줌을 활용해서 ‘성도들과 소통하고 성도들이 참여하는 예배’를 드리려면, 교회 규모에 따라 최소 20만원(연) 이상 비용이 들어간다.

김태훈 목사는 “100명 이하의 작은 교회들은 카카오톡을 활용해서 쉽고 편하게 성도들과 소통하며 예배와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용방법은 이렇다. 먼저 카카오톡에 성도들만 모아 놓은 그룹방을 만든다. 성도 그룹방에 들어가서 하단 ‘+’ 부분을 누르면, ‘라이브톡’이 나타난다. 라이브톡을 누르면, 모든 성도들과 얼굴을 보면서 소통할 수 있다. 어느 성도가 참여했는지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라이브톡’ 기능은 비대면 소그룹모임에 보다 잘 활용할 수 있다.

2020년 3월, 한국교회는 코로나19로 ‘비대면 예배’를 처음 경험했다. 불과 1년 6개월 만에 유튜브 영상예배가 한국교회에 자리 잡았다. 이제 한국교회는 ‘영상 예배’를 넘어, ‘온라인으로 소통하고 참여하는 예배’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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