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천 목사(분당중앙교회)

전염병의 어려움 중이지만 올해도 예장합동의 전국목사장로기도회가 열린다. 올해 58회째를 맞는 전국목사장로기도회는 ‘울게 하소서’라는 주제로 마련되어 코로나19로 지친 국가와 교회를 위해 간절히 기도할 예정이다. 5대양 6대주에서 복음전파 사명을 감당하는 선교사들이 온라인 화상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나마 공식 참여하는 것도 새 힘과 기대를 갖게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말보다는 기도가 나은 때이고, 그 기도는 우리 마음의 변화와 행동의 실행을 포함해야 한다. 주님의 자비와 능력을 입은 기도로 말미암아, 껍데기는 가고 진실의 알곡이 남아 믿음의 개체를 번식할 수 있는 영적 생태계가 구조화되기를 기도한다.

기독교회 역사에서 언제나 종교적 모임은 선언을 택했고, 공포했고, 기록했다. 그러나 일부분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선언은 종교적 문서로 남았을 뿐이었고, 이면에 또 다른 의도를 가졌던 회합의 결과물은 슬픔의 수치로 남기도 했다. 하나님나라를 설명했지 그 하나님나라를 백성들에게 나누어주는, 주님이 하셨던 일에 기여하지 못했다. 종교적 회합은 세속의 힘을 추구했고 영적 힘을 발휘하지 못한 채, 영적 기억세계 속에서 망각되고 경원시되는 혐오의 집단으로 전락해 끊임없는 개혁과 영적 대각성의 필요를 제공하고는 했다.

그래도 우리는 지상의 교회를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기 원한다. 하나님이 원하시면 이방을 통해 한 번에 쓸어버리실 수도 있고, 하늘의 불을 통해 대각성의 역사로 그의 교회를 정화하고 강화하셔서 품으실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슴 아파도 버리실 수 없는 그 진실의 사랑에 포함된 우리, 그리고 그러한 우리를 바라보고 계신 예수 그리스도가 계시기에.

이제 정리하자. 선언은 충분히 했다. 한 마디라도 더 선언할 힘으로 한 줌의 힘이라도 더 모아서 실천하자. 이제 우리의 기도는 “이렇게 해주십시오”가 아니라 “이렇게 할 수 있도록 힘을 주십시오”로 가야할 것이다. “이렇게 하려는데 생각과 달리 말한 대로 실행하려니 힘이 빠지고 흐지부지해지니 강제로 밀어 물에 빠지게 해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은혜의 강으로 뛰어들 수가 없습니다.” “믿음 없는 저희를, 믿음의 바다로 밀어 넣어주십시오.”

그리고 기도하고 결정하고 후회하고, 후회가 돼도 약속했으니 할 수 없이 실행하자. 실천은 멋지게 하는 것만이 아니라, 지질하게 후회하면서도 결국은 끝까지 하는 것이 그 본 모습이다. 과정은 지척여도, 마지막 결과로 총합할 때 멋질 뿐이다. 그리고 무대 뒤로 사라지는 것이다.

이번 목사장로기도회는 하나님께 새로운 무엇을 구함보다 이제까지 한 기도만도 충분하니, 그 기도가 우리 기억과 삶과 생활과 실천의 장 속에 복원되어 살아 실행되도록 기도하자. 이제까지 드렸던 기도가 불같이 복원되어 살아 불타오르도록 또 기도하자. 결국 불이다. 가슴이 뜨거워 토해내지 않으면 견딜 수 없어 토해내는 것이 하나님 말씀이다. 타죽을 것 같아서 은혜의 강으로 뛰어들 수밖에 없음이 자신을 주님께 드리는 헌신이다. 가슴의 불이 뜨거워 피할 수 없기에 끌려가는 것이 성령충만이다.

우리는 이제까지 말로 드리는 기도에 너무 익숙했고, 그 관성적 익숙함이 말한 것을 마치 실행과 완결로 착각하게 했다. 의사표현은 말을 넘어선 삶의 실재일 때 진정성과 설득력을 확보한다. 하나님께 기도함도 마찬가지다. 기도해 마음이 뜨겁고 시원한 것은 정서적 설득까지다. 이제 그 기도를 삶에서 실천함으로 실재를 완성해야한다.

마음먹은 것을 헤아려 마치 된 것인 양 뿌듯해 하지 말자. 실천한 것만 헤아려 꼼꼼히 챙겨보며 그 숫자와 아귀를 채우고, 이 악물고 끝까지 완성해 마감하자. 그리고 또 다른 은혜의 장을 향해 나아가자.

기도한 후에 마음이 시원해지는 것만이 아니라, 기도하고 난 후에 그 기도를 내 삶의 실재로 이룰 생각을 하니 마음이 무거워지는 은혜도 있어야 한다. 그래서 더 기도할 수밖에 없는 기도의 승법번식 역사가 우리를 살려야한다. “하나님의 나라는 말에 있지 아니하고 오직 능력에 있음이라”(고전 4:20) 선언을 넘어 실천으로 가자. 결단하면 상당히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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