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군부독재타도위 윈라이 씨 “한국교회 기도와 지원 감사”

윈라이 미얀마군부독재타도위원회 공동위원장이 미얀마 국민들의 독재에 대한 저항의 상징이자 선거ㆍ민주주의ㆍ자유의 의미를 담은 세 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다.
윈라이 미얀마군부독재타도위원회 공동위원장이 미얀마 국민들의 독재에 대한 저항의 상징이자 선거ㆍ민주주의ㆍ자유의 의미를 담은 세 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다.

올해 2월 군부가 선거 부정 의혹을 제기하며 쿠데타를 일으킨지 세달여가 지난 현재까지 미얀마에서는 800명에 이르는 희생자가 발생했다.

대학생 시절 민주화시위에 참여한 뒤 군부의 추적을 피해 조국을 탈출, 우리나라로 망명한 뒤 인권운동가로 활동 중인 윈라이 씨(50/미얀마군부독재타도위원회 공동위원장)는 “과거보다 탄압의 강도는 더 세졌지만 국민들은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굳은 의지로 항쟁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본인이 참여했던 ‘8888 항쟁’ 당시에는 1980년 5월의 광주처럼 현지의 참상이 외부로 알려지기 어려운 환경이라 국제사회의 도움을 호소하기 어려웠지만, 지금은 다르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당시와는 시위의 양상도 달라져 불교국가임에도 부활절을 맞아 달걀시위를 벌이는 등 지금 미얀마인들은 SNS를 통해 현지의 상황을 국제사회에 발빠르게 전달하고 있다. 특별히 지금의 민주화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1990년대생들, 이른바 Z세대는 민주주의체제 하에서 배우고 자라며 자유를 경험한 세대인 만큼 민주주의와 자유를 빼앗기는 데 대해 더욱 격렬히 맞서고 있다.

30년째 우리나라에서 거주 중인 윈라이 씨는 이곳에서도 자신과 같이 군부의 탄압을 피해 온 망명자들을 중심으로 유학생, 노동자 등 미얀마인들과 힘을 모아 단체를 조직하고 조국의 민주화를 위해 꾸준히 싸워왔다. 이번 사태 발생 후에는 미얀마에 직접 들어갈 수는 없지만 멀리서나마 현지의 활동을 지원하며 미디어에 포착되지 않은 진실을 우리나라를 비롯한 국제사회에 알리는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그는 언론에서 표현하는 ‘군부’라는 용어 사용 자체를 거부했다. 자국민을 보호하라고 만든 군대가 국민들을 상대로 살상 행위를 하고 있는 이상, 더 이상 그 집단을 군대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 살인 뿐만 아니라 민간인 재산 약탈과 파괴도 일삼는 이들을 향해 윈라이 씨는 미얀마 현지 국민들의 입을 빌려 ‘살인 강도 반란군’이라고 명명했다. 이어 국제사회가 쿠데타 주체인 군사정부가 아닌 국민들이 선출한 국민통합정부(NUG)를 합법정부로 인정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같은 역사적 아픔을 지닌 대한민국의 관심과 연대, 지원에 깊은 감사를 표했다. 정부와 국회에서는 앞서 미얀마 군부세력의 폭력적 진압을 규탄하고 미얀마 민주화 세력에 대한 지지의 뜻을 전한 바 있으며, 종교계와 시민단체에서도 연대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교회도 사건 발생 직후 잇따라 군부의 폭력을 규탄하는 성명을 낸 것을 시작으로 미얀마 민주화 운동을 지지하는 부활절 예배를 드리는 등 미얀마 국민들을 돕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3월 결성된 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기독교행동은 매주 목요일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미얀마 민주주의와 인권 회복을 위한 기도회를 이어가고 있으며, 최근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 소강석 목사는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미얀마 민주화 단체 대표들을 격려하고, 국민통합정부 만윈카이딴 총리와 영상통화를 하는 등 미얀마의 안정과 평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윈라이 씨는 끝으로 “한국교회를 비롯한 대한민국 국민들의 지지와 지원에 미얀마인들을 대신해 감사의 마음을 대신 전한다”며 “미얀마에 다시 봄이 찾아온다면 대한민국과 형제의 나라 자매의 나라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간절한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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