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선 목사(주필)

신세계로 매각된 프로야구 SK의 외야수 한동민 선수가 ‘한유섬’이란 새 이름을 갖게 되었다. 지난해 11월 개명절차를 밟고 KBO에 그 이름을 등록한 것이다. 사람은 그대론데 이름이 바뀐 것이다. 이름이 생명이기도 한 스포츠 스타가 이름을 바꾸다니 이유가 무엇일까? “지난 시즌 두 번이나 크게 다쳐 액운을 떨쳐버리기 위해 개명했다”는 대답이다.

그런데 이런 선수가 꽤 많다. 무려 78명이 작명소에서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나. 과학적인 운동을 하는 선수들이 비과학적인 이유로 이름을 바꾸는 것을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할까. 선수로서 좋은 운을 위해 개명을 했다는데, 과연 그 운명이 바뀔지 모르겠다. 정말 이름을 바꿔서 좋아지는 것일까?

이름 바꾸기에 선구자는 1982년 MBC의 ‘김바위’ 선수라고. 김용윤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다소 촌스럽기까지 한 이름으로 바꾼 것은 스타성을 갖추려는 이유였다. 이름 덕분인지 인지도가 높아졌다면서, 지금 생각해도 잘했다며 어깨를 들썩.

이름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모든 공공기관 등 행정서류 작업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5년부터 대법원이 행복추구권을 내세워 개명을 쉽게 해준다. 그러다보니 야구뿐 아니라 골프 선수 중에서도 수백 명이 개명을 했다. 사주팔자까지 들먹이며 이름을 바꾼다니 과학적 훈련과 수치가 동원되는 시대에 아이러니하다. 운동선수만이 아니다. 정치인들도 야망을 위해 이름을 바꾼 사례가 있다. 한글로는 같은 이름이지만 한자를 바꾸기도 한다.

하긴 하나님께서도 몇몇 인물의 이름을 바꿔주셨다. 그러나 이름 바꿔 운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삶을 바꾸기를 원하신 것이었다. 나 역시 예수 믿으며 그리스도인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름뿐 아니라 정체가 바뀌었다. 하늘나라가 국적, 하나님이 아버지로 바뀐 것이다. 문제는 삶이 뒤따르는지, 이름값을 제대로 하는가이다. 이름이 바뀌어 운이 좋아진 것이 아닌, 하나님 은혜를 받았기에 이름도, 정체도 바뀐 나다.

더욱이 산정현교회 담임목사라는 이름이 주보에도, 또 명함에도 선명하니 과연 그 이름에 부끄럽지는 않은지 늘 무거운 마음이다. 그래서 담임목사 27년 동안, 난 내 자리에 변변한 명판조차 해놓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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