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광훈 원장(문화선교연구원)

‘코로나19와 한국교회에 대한 연구’를 통해 우리는 한국교회를 바라보는 사회의 인식을 확인하고 책임적인 응답을 모색하려고 했다. 이번 결과는 몇 가지 의미 있는 내용을 보여주었다. 먼저는 교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교회 안과 밖이 너무도 달랐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코로나19에 잘 대응하고 있다’는 문항에 대해 목회자 그룹(79.7%), 개신교인 그룹(58.6%)은 ‘그렇다’며 긍정적으로 대답했다. 그러나 비개신교인과 언론인 그룹에서는 같은 항목에 각각 12.0%, 24.5%만이 동의하였다. 인식차이가 6배 이상이었다. ‘교회는 사회가 요구하는 목소리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항목에서도 목회자와 개신교인 그룹 모두 66.3%, 56.5%로 긍정적으로 보았다. 그러나 언론과 비개신교인 그룹에서는 15.3%, 17.6%만이 동의했다.

하지만 교회를 향한 인식에서 주목할말한 점도 보여주었다. 특히 “방역정책을 따르지 않는 일부 교회로 인해 한국교회 전체가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는 항목에서 모든 응답집단 83.4%이상이 긍정 응답률을 보였다. 더 나아가 교회에 대한 정부/방역당국의 태도의 전체적인 공정성 문항에서 상대적으로 개신교에 대해 비판적인 ‘비개신교인’과 ‘기자’ 그룹에서도 ‘공정하지 않다’는 응답이 ‘비개신교인’ 35.7%, ‘기자’ 40.2%로 상당한 비율로 응답해 모든 응답 그룹에서 정부당국의 개신교에 대한 불공정성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었음도 보여주었다. 

실제로 정부는 2021년 1월 2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교회의 경우, 밀집도가 낮고, 사전에 방역조치들이 이뤄져 지금까지 대면 예배를 통한 감염은 거의 없었”고 예배 후에 이뤄지는 부수적 모임을 통해 감염이 이루어졌다고 말함으로써 적지 않은 혼동을 불러일으켰다. 예배에 대한 행정조치의 합리적 개선을 요하는 대목이다. 정부의 집단감염관련 발표에서도, ‘1년간 코로나19 집단감염이 45.4%…종교시설이 가장 많아’로 보도하였지만, 실제 교회발 감열비율은 7.7%(2021년 1월20일 기준. 전체 확진자 7만3115명/종교시설집단감염 5791명)였다. 이로 인해 교회에서 마치 45.4%의 코로나19 발생자가 나온 것으로 혼동할 여지를 주기도 하였다.

이번 조사에서는 개신교가 코로나19 확산에 트리거 역할을 했다고 인식되는 8.15광화문집회에 대한 인식현황도 들어났다. 목회자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응답집단이 2, 3차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8.15집회를 보아야한다고 인식하고 있었다(63.4% 이상). 문제는 8·15집회와 2, 3차 확산의 인과성여부는 의료인들 사이에서 아직도 논란이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감염우려가 제기된 상황에서 개최된 8.15집회 개최 자체의 적절성은 비판적으로 평가할 수 있겠지만 코로나19 대규모 확산의 주요인 여부는 추후 과학적으로 규명되어야 할 사항이다.

이외에도 종교와 국가 관계에 대한 교회 안 세대별 인식차이를 보여주어 소통의 과제도 떠올랐다. 무엇보다 코로나19상황에서 교회가 해야 우선 과제는 봉사와 섬김도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교회공동체를 통해 전파자가 나오지 않도록 온라인 예배 등을 통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교회가 보여주는 일이며 진정성 있는 메시지와 과학적 근거를 통해 정부, 시민 사회와 소통하는 일이라 할 것이다.

조사는 코로나19 사태 속 교회의 중간보고서이다. 보고서는 급락한 교회의 신뢰도가 회복될 수 있다는 희망적 인식도 담아내고 있다. 보고서를 통해 사회가 교회에 원하는 점이 무엇인지, 재난 시 교회와 사회의 건설적 공존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복음을 증거하고 공동체를 치유·통합시키는 교회의 길에 응답함으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 한국교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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