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으로 교단 세우며 한국교회 하나됨 이뤄갑시다”

105회기 절반에 대한 평가와 더불어, 남은 기간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지 총회장 소강석 목사에게 듣는 자리를 가졌다. 소 총회장은 공익을 위해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희생하는 총회가 되기 위한 그림을 그리며, 세움 사역과 교회연합에 힘써 왔다고 했다. 그럼에도 지난한 고군분투에 지친 기색도 보였다.
이번 인터뷰는 피상성을 지양했다. 사전 질문에 준비했던 답지를 덮고, 현안을 직설적으로 묻고 답하는 즉석 제안에 소 총회장은 흔쾌히 동의했다. 105회기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105회기 끝자락에 교단이 한층 더 성숙하고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형식보다는 실제적인 분석과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편집자 주>

▲105회기가 반환점을 돌았다. 중간평가를 한다면.
=코로나19 때문에 뒷마당 총회장 역할을 하고 있는 듯하다. 뒷마당 총회장이지만 앞마당을 넓히는 사역을 해 왔다. 총회장이 되고서 뒷마당에서 한국교회 예배 회복과 연합과 세움 사역을 위해서 힘에 부치도록 뛰었다. 개인적으로 총회장은 딱 6개월만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105회기가 전반적으로 무난하게 가고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는 안정적이라는 의미와 독창적인 것이 없다는 중의적 의미를 내포하는 것 같다.
=옳은 말이다. 지금은 안정적인 걸 추구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이 그럴 수밖에 없다. 지금 무엇을 어떻게 하겠는가. 알다시피 코로나19 상황 중에 총회장뿐 아니라 한교총 대표회장직을 수행하다 보니 몸이 두세 개라도 모자란다. 그럼에도 교단 정체성을 세우고, 한국교회 예배 회복과 보호를 위해 전면에서 노력해 왔고, 성과가 컸다는 점만큼은 알아줬으면 한다.

▲그럼에도 105회기의 차별성을 말한다면.
=개인적으로 빚진 것이 없었기에 인사 배정에 낙하산이나 논공행상하지 않았다. 정치색을 밝히거나, 내 사람 심기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오로지 교단 공익을 위해 일했다. 또 하나를 말하자면 ‘포용’이다.

▲포용으로 개혁을 져버렸다는 목소리도 있다.
=세움의 기치를 걸고 총회장을 시작했다. 세움을 위해서는 개혁도 필요하다. 그렇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 개혁보다 중요한 게 화합이라 생각했다. 총회 전후로 엄청난 분쟁과 충돌의 화약고가 있었다. 정말 최선을 다해서 총회 전에 그 불씨를 껐고, 총회 후에도 분쟁의 요소들을 제거했다. 그러다보니 탕평책을 쓰지 않을 수 없었고, 일부에서 마음이 들지 않은 인사도 세울 수밖에 없었다. 교단이 화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뜩이나 혼란한 상황에서 서로 치고받고 싸우면 교단 이미지와 브랜드가 얼마나 삭감이 되겠는가. 이 점을 이해해 주었으면 좋겠다.
 

▲앞서 “총회장을 딱 6개월만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고 하셨는데, 무엇이 그렇게 힘든가.
=가도 가도 신기루만 보일 뿐이다. 총회장이란 ‘자리’만 생각하면 문제없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예배 회복도 그렇고, 교회와 교단을 조금이라도 세워보고자 열심히 하고 있지만 열매도 크게 없어 지난하다. 총회장 자리만 누리기에는 1년도 짧다. 하지만 일하고자 한다면 6개월도 길고 힘들다.

▲직임을 감당하면서 받은 저항이나 비판이 커서 그런 건 아닌가.
=“정부의 방역정책에 끌려가느냐”, “친정부적이다”는 비판과 오해를 많이 받았다. 분노를 표출하는 마음 다 이해한다. 그러나 생각해 보라. 한국교회 전반의 의견을 대변해 교회 운영과 보호를 위해 얻어내는 것이 중요한 것 아닌가. 교단 운영에 있어서는 비판보다는 중심을 잘 잡고, 과격하지 않고 원만하게 운영한다는 말을 듣고 있다. 급격한 개혁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변화를 이뤄가자는 마음이 크다.

▲연합단체 통합에 부정적 의견도 있다.
=일리가 있다. 그러나 작년 코로나19 초기 때를 돌아보라. 한교총은 안정적인 예배를 추구했고, 다른 편은 예배 강행으로 엇박자를 냈다. 또 다른 곳은 정권퇴진으로 흘러갔다. ‘원 리더십’ ‘원 메시지’의 필요성을 모두가 경험하지 않았나. 교회 생태계가 건강할 때는 개교회와 교단이 잘 되면 다 좋았다. 그러나 지금은 한국교회가 하나되어 ‘원 어게인’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전체를 보는 눈을 가진다면 하나의 단체를 말할 수밖에 없다.

▲교단이 가진 고질적 병폐가 ‘단절’이다. 아무리 잘해도 임기가 끝나면 중단될 텐데.
=한국교회에서 유일하게 오너십을 발휘할 수 있는 역량이 우리 교단에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연계성이 중요하다. 아쉽게도 우리 교단은 단절된 역사와 사역의 반복이 많다. 총회를 세우고 공익을 위해서는 총회장 임기가 끝나더라도 최선을 다해 지원하고 섬길 것이다. 이런 마음들이 모아지면 단절의 병폐는 단절될 것이다.

▲임기 중 총신 임시이사 종식이야말로 반가운 성과다. 하지만 총신 정상화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정이사 체제 구축을 위해 리더십과 협상 능력을 발휘했다. 그런데 정이사 체제만 마련하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정이사 구성 결과와 교육부의 분위기를 살펴보면 총신이 학생중심, 교수중심이 됐다는 것을 감지했다. 총회와는 많이 멀어졌음을 느꼈다. 우선은 좋을 수 있다. 하지만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 총신의 소유는 하나님이지만, 경영은 총회가 해야 한다. 사학법상 일정 부분 독립할 부분은 있고, 그걸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총신은 설립자의 정신, 믿음의 선진들의 설립 이념을 바탕으로 운영돼야 한다. 총신이 잘 되기 위해서는 총회와 총신 관계를 이어줄 역량 있는 인물을 세우고, 그것을 제도화할 장치가 필요하다.

▲지금 총신은 헤게모니를 누가 쥐느냐에 관심을 갖는 것이 제일 심각한 문제다. 마치 총회가 개입하면 학교를 장악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듯하다.
=‘총신은 선하고, 총회는 나쁘다’는 프레임이 학교 내부에 있다. 이런 반응은 이해한다. 지난 날 총신을 이끌었던 이들의 잘못으로 학습된 트라우마 내지는 리액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가면 총회와 총신이 더 멀어지게 된다. 총회의 지원 없는 총신은 미래가 어려워진다.

▲좋은 목회자를 양성하는 것이 총신 설립목적이다. 학력이 저하된 총신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제도 보완과 총회 지원으로 만들어가야 하지 않나.
=외국 신학교 사례처럼 총신도 총회와 맞물려가야 한다. 총회의 전적인 지원으로 학생들이 수준있는 교육을 마음껏 받도록 해 우수한 목회자를 배출해야 한다. 그래야 총신 나아가 교단이 미래가 있는 것이다. 헤게모니, 교권, 명예 다 내려놓고 백지상태로 가야 한다. 어떻게 하면 나로 인해 총신이 발전할 수 있을까에 집중해야 학교의 미래가 있다.

▲사무총장제 시행 원년이다. 운영상 문제는 없나.
=아직은 연착륙이 안 된 것 같다. 총무는 자기 역할을 챙기지 못했고, 사무총장은 지나치게 의욕을 낸 부분이 있다. 총회본부 업무규정상 총무는 정무직으로 직원이다. 따라서 총회임원회에서 업무규정대로 업무를 보도록 했다. 총회임원회에서 조정했기 때문에 교통정리가 됐다.

▲총회장 훈장에 대해서도, 객관성과 공감성이 담보돼야 한다는 지적이 크다.
=총회장상훈위원회가 엄정하게 심사한 후 최종 명단을 보내오면 총회임원회에서 결정한다. 그만큼 객관성을 기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리고 박형룡 정규오 명신홍 백남조 이영수 목사님 정도면 누가 뭐라고 할 수 있겠나.

▲근본적인 질문이다. 총회장이 그리는 총회 그림은 무엇인가.
=교조화되고 교권화되는 총회에서 헤게모니를 극복하고,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를 세워주는 총회가 되는 것이다. 공익을 위해 희생하는 지도자들이 나와야 한다. ‘원 팀’ ‘원 어게인’은 다름을 포용하고 수용하는 것일진대, 이것을 줄세우기로 오해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총회 실현을 위해 남은 임기동안 구성원들에게 간곡하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전방위적으로 교회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이 때야말로 한국교회 전체를 위해 단합하고 연합해야 한다. 총회장 임기 때 나누어진 연합기관을 꼭 하나로 만들고 싶다. 단 이단은 정리하는 것을 전제로 할 것이다. 집안에서도 장자가 장자 역할을 못하면 차자가 우습게 여긴다. 장자가 장자 역할을 잘해야 집안이 든든하게 선다. 한국교회 하나됨과 장자교단 위상을 세우는 일에 넓은 마음과 지지를 부탁드린다.

대담=김관선 목사
정리=김병국 기자 bkkim@kid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