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용한 목사(대율교회)

배용한 목사(대율교회)
배용한 목사(대율교회)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을 벗어나는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아쉬움이 크다. 이번 칼럼에서 두서없이 ‘여행’을 화두를 언급하는 이유는, 매년 여름철 장로님들 부부와 함께한 행복하고 즐거웠던 여행 추억 때문이다.

대율교회에 부임하고 연말 정책당회를 하면서 매년 여름에 장로 부부수련회를 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시골 특성상 봄부터 시작하는 농사철을 감안해야 했다. 농사를 주업으로 삼는 장로님이 계셔서 하루를 넘기는 행사는 어려워 1박2일로 정했다.

담임목사로서 장로 부부수련회로 여행을 제안한 것은 서로의 마음과 생각을 알아가는 묘미가 있기 때문이다. 부임 후 몇 개월을 지내면서 파악한 정서는 패쇄적인 집성촌 문화에서 오는 마음을 열지 않음이었다. 그래서 오랜 시간 함께했지만 실상은 서로를 잘 모르는 현실과, 새롭게 펼쳐갈 목회에 대한 방향을 공유하고 싶었다.

이렇게 떠난 여행은 담임목사와 장로 부부 간 공감대가 형성되고, 각자의 신앙 여정과 살아온 날들의 이야기, 나아가 교회가 이런 방향으로 가면 좋겠다는 얘기들로 채워지고 있다. 미완이지만 전형적인 시골교회가 다양한 변화를 시도한 출발은 짧지만 긴 여운으로 남은 1박2일 여행이었다.

여담이지만 장로 부부수련회를 떠나기로 결정했을 때, “목사님! 집에서 매일 밥한다고 고생하는데 여행을 가서도 밥해야 됩니꺼?”라고 하시며 마음의 부담을 전한 권사님이 있었다. 당시 함께 여행을 떠나는 구성원이 시무장로 부부 외에도 원로·은퇴장로 부부로 확대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삼시세끼 밥상에 대한 고민과 여행지에서 만큼은 편하게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은 마음에서 내게 고민을 전한 것이다.

해서, “권사님, 앞으로 모든 여행에는 무조건 식당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습니다”라고 했더니 “정말요? 목사님만 믿습니다”라면서 환하게 웃으셨다.

코로나19로 짓눌린 삶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 다시 여행을 떠나는 날을 조바심으로 기다린다. 애석한 이유가 있다. 여행을 함께할 장로님과 권사님들의 나이가 들어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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