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오지에 교회 두 곳 건축, 열정 회복 계기로

진안 용담전원교회 성도들의 헌신으로 우간다에 건축된 예배당에서 현지 성도들이 예배하며 즐거워하는 모습.
진안 용담전원교회 성도들의 헌신으로 우간다에 건축된 예배당에서 현지 성도들이 예배하며 즐거워하는 모습.

‘일이나 사건을 풀어나갈 수 있는 계기’를 가리키는 단어가 실마리이다. 원뜻은 엉킨 실타래를 풀어내게 만드는 조그마한 끄트머리이다. 만사가 그러하듯 복잡하게 얽힌 교회의 난관이 의외의 계기를 통해 술술 풀리기도 한다.

진안 용담전원교회(백귀덕 목사)의 실마리는 뜻밖에도 해외선교였다. 아프리카 오지에 세운 두 개의 예배당이 침체에 빠졌던 교회를 다시 일으키는 힘이 되고 있는 것이다.

백귀덕 목사가 2017년 용담전원교회에 부임할 당시, 그렇지 않아도 수몰지구의 그리 크지 않았던 공동체가 분열돼 반쪽만 남은 상황이었다. 나름 열심히 해온 섬김 사역도, 대외적인 선교와 후원활동도 모두 중단될 수밖에 없었다.

‘교회 재정이 힘들어도 선교는 합시다!’라는 백 목사의 취임일성의 반향이 처음부터 컸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부임 이듬해부터 우간다에 파송된 최정호 김현수 선교사 후원을 시작하면서, 선교지로부터 전해오는 소식들이 교우들의 마음을 조금씩 감동시키기 시작했다.

“꼭 우리 60년대 시골교회 모습 같네요.” 선교편지에 딸려온 사진을 살펴보던 성도들은 한마디씩 주고받던 중, 문득 자신들도 저 복음의 불모지에 교회당 하나 세워보고 싶다는 의욕을 느꼈다. 마침 교회 설립 100주년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이었다.

결국 뜻이 모아져 성도들이 고된 농사로 번 돈을 아껴 바친 헌금, 자녀들로부터 용돈이나 하시라며 건네받은 쌈짓돈을 건축비로 마련해 선교현장으로 보냈다. 그렇게 하여 우간다에서도 가장 고지대에 속하는 해발 2000m의 머딩곳에 아담한 예배당 하나가 세워졌다.

그런데 머딩곳교회 건축비로 충당하고도 재정이 남아 이번에는 우간다와 케냐 접경지역인 모코웻의 예배당을 재건축하는데 다시 보냈다. 부족한 비용을 백귀덕 목사가 자신의 생활비로 보태 송금한 것을 뒤늦게 알게 된 성도들이 그 부분까지 메워주며, 모코웻의 교회당 또한 온전히 용담전원교회의 헌신 열매로 남게 됐다.

건축이 완료된 뒤 두 지역의 교회들이 크게 부흥하고 있다는 후문은 용담전원교회 성도들을 용기백배하게 만들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오래 미뤄두었던 자신들의 예배당 리모델링에도 착수했고, 전도열정에 다시 불이 붙으며 동네 무속인을 회심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 사이 교인들의 숫자 역시 제법 크게 늘었고, 후원하는 선교지까지 4곳으로 확장되었다.

“코로나라는 또 다른 어려움이 닥친 상태이지만 우리 안에서 불고 있는 따뜻한 바람들로 잘 이겨내고 있습니다”라고 밝히는 백귀덕 목사는 앞으로도 기회가 주어지는 대로 선교현장을 최선 다해 도우며 온 교회가 행복과 보람을 나눌 것이라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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