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미얀마 사태는 전 세계적 이슈다. 어린 아이들까지 죽음으로 몰아가는 비극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얀마 선교사들을 관리하는 GMS는 매우 난감할 것이다. 결국 몇 가정을 철수시켰고, 또 남은 선교사에게도 철수를 권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긴급철수가 과연 위기대응으로 적절한 것인가? 자녀들의 철수는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선교사까지 철수시키는 것이 위기대응일까?

선교사가 현지에 남아 할 일이 얼마나 많겠는가? 비상적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 하며, 보다 안전한 사역을 위해 어떤 태도를 취하여야 할지를 살피는 것이 위기대응이 아닐까 싶다. 그렇게 해서 미얀마 민주화를 위해 투쟁하는 시민들을 지원하고 격려하는 것이 기독교가 그들 편에 있다는 것을 보여줄 기회가 아닌가? 그것이 장기적으로는 선교에 큰 발판을 만들 것이 아닐까 싶다.

1952년 전쟁 중인 한국을 찾은 스완슨(E. Swanson) 목사의 전쟁고아들을 위한 기금모금이 지금의 컴패션(Compassion)이 되었다. 또 선교사 겸 종군기자였던 밥 피어스(Bob Pierce) 목사가 한경직 목사와 함께 1950년 시작한 구호 노력이 월드비전(World Vision)이 되었다. 우리의 1980년 광주사태를 전 세계에 알린 것은 광주에 있던 외국인이었다. 당시 평화봉사단원들은 광주를 떠나라는 상부의 지시를 거역하면서까지 광주시민 곁을 지켰다.

또 광주기독병원 원목이셨던 고 헌트리 목사도 부상자 구호는 물론, 계엄군의 참혹한 진압 영상을 해외언론에 보내주었다. 거슬러 올라가면 일제강점기에 헤이그에도 가고, 결국 일제에 의해 강제추방되면서까지 조선 땅을 사랑한 헐버트(Herbert) 선교사의 흔적이 양화진에 남아있다. 그들 덕에 지금 우리가 이렇게 살고 있다.

미얀마 선교사들의 눈물의 철수,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아직도 그 위험한 곳에서 그들을 백업하는 헌신적인 외국인들이 있다. 그러므로 선교사 철수는 다각도의 고려로 이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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