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에 새 둥지 소망 키워가
28년 만에 컨테이너 박스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예배당으로 들어가 보리라던 산골교회의 소망은 수포로 돌아간 듯 했다. 고생스런 비닐하우스 예배까지 감수하며 가진 힘을 다 쏟았건만 소득 없이 잃은 것만 많았다.
고창 송도중앙교회(김진성 목사)가 지난해 봄 건축계획을 세울 때만 해도 한 성도의 헌금 1억 원 작정으로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오랜 보금자리였던 컨테이너 박스를 아예 철거해버리고, 기초공사를 시작했다. 수십 년 고대했던 부지의 형질 변경까지 이루어져 처음에는 순풍에 돛을 단 것만 같았다.
하지만 좋은 분위기는 오래 가지 못했다. 헌금을 작정했던 성도는 결국 약속을 지키지 못했고, 오히려 이미 기부한 금액까지 그에게 돌려주어야 할 상황이 되었다. 연쇄적으로 이미 공사를 맡기로 한 업자에게도 배상금을 치르게 됐다.
코로나19로 모두가 움츠러들며 더 이상 희망은 없어보이던 순간, 듬직한 구원투수가 등판했다. 김진성 목사의 모 교회인 정읍성광교회(김기철 목사)였다. 온 교우들이 급하게 실시한 특별헌금을 들고 찾아온 정읍성광교회에서는 믿음직한 새 건축업체까지 연결해주었다.
이러한 소식이 <기독신문>을 통해 전파되며 수원신학교 농어촌교회사역연구소(대표:오병옥 목사) 서울동현교회(김완신 목사) 등에서도 찾아와 물심양면 큰 도움을 주었다. 덕분에 위기를 넘기고 송도중앙교회는 건축을 재개할 수 있었다.
“농어촌교회사역연구소 이의효 목사님이 방문해 저희에게 들려주신 말씀이 있습니다. ‘예배당은 돈으로 짓는 것이 아니라 무릎으로 짓는 것입니다’라는 이야기였어요. 그 말씀을 듣고 정신이 번쩍 들었지요. 이때부터 온 성도들이 40일 동안 매일 비닐하우스에 모여 간절히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전적으로 주님의 권능에 의탁한다고 부르짖었지요.”
이후 다시 시작된 공사는 완공까지 단 한 차례도 중단을 겪지 않았다. 도중에 큰 비조차 내리는 일이 없었다. 매일처럼 귀로는 학개서의 메시지를 전해 들으며, 눈으로는 하루가 다르게 진척되는 건축공정을 지켜보며 성도들의 믿음은 더욱 깊고 성숙해졌다.
마침내 근사한 예배당과 사택이 60여 평 크기로 완성됐다. 지난 연말에는 준공허가가, 올 초에는 건축비 지급이 완료되었다. 아직 8000여만 원의 은행채무가 남았지만 서서히 갚아나갈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불과 1년여 사이에 말 그대로 파란만장한 시간들을 보낸 송도중앙교회 교우들은 거리두기 방역지침이 완화되는대로 은인들을 초대해 입당감사예배를 열 계획이다.
“은퇴까지 남은 10년, 은혜에 보답하며 열심히 섬기겠습니다.” 김진성 목사의 다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