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한 건당 3000원. 보통 하루에 1∼2만원, 많을 땐 3만원정도 벌어요. 오후 아르바이트 치고 꽤 괜찮은 벌이에요.”

얼마 전에 만난 한 GMS선교사가 들려준 이야기다. 인터뷰를 하는 중에도 휴대폰 앱에서는 연신 음식배달 주문이 들어오고 있었다. 이 선교사는 5년 전부터 후원교회가 없었다. 현지 사역과 안식년을 마치고, 한국에 들어왔더니 주후원교회는 물론이고 5만원이나 10만원씩 후원을 해주던 협력교회들이 하나둘 후원을 끊더라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선교사는 택시 운전, 빌딩 청소, 배달 등 부지런히 일거리를 찾아야 했다. 그래야 사역도 계속할 수 있고, 무엇보다 가정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선교사들의 고충은 비단 한국에서 사역 중인 선교사들뿐만이 아니다. 코로나19로 지난해 중순 귀국한 한 선교사는 구청에서 하는 공공근로 일을 하고 있다. 이 선교사 역시 귀국한 후부터 후원이 줄어들었다. 후원 감소를 예상 못한 것은 아니었다. “한국에 들어가면 후원이 줄어든다는 것을 다들 안다. 그래서 힘들더라도 최대한 선교지에 머물고 싶어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코로나19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귀국할 수밖에 없었다”고 현실을 토로했다.

코로나 팬데믹 가운데서 선교지에 머물고 있는 선교사들의 경우 후원 감소로 인한 생활고, 코로나 검사 미흡과 열악한 의료 환경, 생필품 구입 어려움, 치안 불안 등으로 힘들어 하고 있다. 귀국한 선교사들 역시 마찬가지다. 선교사들이 한꺼번에 귀국하다보니 교회 선교관이나 게스트하우스를 구하기 어려웠고, 부득이 부모나 친지 집에서 신세를 져야 했다. 그러나 신세를 지는 것도 하루이틀이지,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심리적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때문에 이들 선교사들로서는 한국에 머물기도, 그렇다고 선교지로 돌아갈 수도 없는 진퇴양난 처지다.

최근 총회임원회가 이들 선교사들의 고충을 공감하고, 도울 방안을 모색키로 한 것은 백번 잘한 일이다.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총회실행위원회에서 논의한다고 하니 기대가 크다. 바울과 바나바를 파송한 안디옥교회와 같은 마음으로, 기도하며 도울 방안을 찾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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