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선 목사(주필)

온라인이 익숙해지면서 혼자 놀기, 혼자 여행하기, 혼자 먹기 등 사람을 만나지 않아도 외롭지 않았고 자기만의 세계를 즐길 수 있었다. 자발적 폐쇄였고, 필요할 땐 온라인을 벗어나 오프라인으로 옮기기도 했다.
그런데 생각도 못한 코로나19가 사람과 사람이 만날 수 없게 강제했다. 만나더라도 떨어져 앉는 거리두기가 일상이 되고 말았다. 마주보는 것조차 부담스러워졌다. 사람 사이의 친밀함을 시기라도 하듯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사람 사이에 끼어들어 거리를 벌려 놓았다.
행복한 교회생활도, 진지한 예배도 온라인에 기대야 했다. 학교에 입학은 했는데 선생님과 친구들의 얼굴도 못 본 상태로 공부 같지 않은 공부가 이어지는 이상한 세상이 강제되고 말았다. 내 옆에 가까이 있는 누구든 의심해야 살아남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 그 바이러스의 기묘한 능력은 이미 진행되고 있던 AI 등 인간 없이도 가능한 많은 것을 가속시켰다.
그러다보니 사람 만나는 것이 일이고, 그로 인해 피로감이 높았던 나는 어느새 외로움을 타기 시작한다. 전화벨도 자주 울리지 않고, 차를 마시고 대화하고 웃는 일도 줄어들고 말았으니 그럴 만 하다.
역으로 바이러스가 우리를 사람으로 살아가도록 깨우치나 보다. 사람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한 이유를 다시 주목해 본다. 조금은 귀찮고 때로는 두렵기까지 한 사람과의 만남을, 강제적으로 제약하니 오히려 사람을 그리워하기 시작한 것은 아이러니다.
사람이 곁에 있어 행복해지는 인간, 그 사람 속에서 예수님을 만나고 하나님을 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이 곁에 있어야 따뜻함을 느끼고 용기도 나고 밥맛도 난다. 그렇다. 때로는 번거롭고 비용을 지불해야 할지라도 내 곁에 주신 사람이란 나를 외롭지 않게 하는 하나님의 선물이었다.
그러기에 나는 이제 누군가의 곁에 앉는 가치를 알아간다. 또 나는 하나님처럼 누군가의 든든한 힘이고 누군가의 밥맛을 높여주는 반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뿌듯하다. ‘나’란 존재는 그렇게 곁을 줄 때, 그 가치가 높아지는 법. 내 곁에 사람이 있을 때 따뜻함을 느끼는 나. 나 역시 누군가 따뜻함을 느끼게 할 때 비로소 웃을 수 있으니 혼자는 살 수 없는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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