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영 교수(실천신대 종교사회학)

정재영 교수(실천신대 종교사회학)
정재영 교수(실천신대 종교사회학)

이번에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21세기교회연구소와 한국교회탐구센터, 목회데이터연구소가 공동으로 실시한 ‘기독교 청년의 사회 및 신앙 의식에 대한 조사’ 결과를 보면, 기독 청년들의 77.4%는 ‘가족(부모)의 영향/전도’로 신앙생활을 하게 되었다고 응답하였다. 또한 기독 청년들 가운데 모태신앙이 절반이 넘었고, 유치원 이전에 교회를 다니기 시작한 비율이 65%정도 되어서 기독교가 가족종교화 되는 경향을 보였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에 교회를 다닌 비율은 13%밖에 되지 않았다.
이러한 경향은 2019년에 조사한 기독 청소년 조사에서도 나타났는데, 이 조사에서도 기독 청소년들은 모태신앙 50.8%를 포함하여 초등학교 이전에 교회에 출석하는 비율이 70%에 이르는 것으로 나왔다. 교회에 출석한 계기 역시 70% 정도가 부모를 따라서 왔다고 응답하여, 비기독교인 가정에서 교회에 출석하는 경우는 매우 적었다.
이러한 결과는 어렸을 때부터 신앙생활을 시작해서 잘 정착하여 가정 안에서 신앙이 다음 세대로 전수되고 있다는 면에서는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지만, 비기독교 가정에서 교회에 나오는 경우가 적다는 점에서 기독교 신앙의 확장성이 매우 부족하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기독교의 미래에 대해서 비관적인 전망을 낳고 있으며, 자칫 기독교가 끼리끼리의 종교로 전락할 우려까지도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성경 말씀을 지키며 살면 이 사회에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데에 대해 40.4%가 ‘동의’했다. 그만큼 기독 청년들이 현실의 삶과 성경적 가르침 사이의 괴리를 느끼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성경 말씀을 지키며 사는 사람은 내 주위에는 별로 없다’는 데에 더 많은 61.7%가 동의하여 ‘성경 말씀대로 사는 것’이 매우 비현실적이며 좋은 신앙의 본이나 멘토가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교회에 대한 평가 9개 항목에 대부분 50~60% 정도만 동의하여 대체로 부정적인 평가를 하였다. 특히 ‘국가적인 재난 상황에서 정부 정책을 잘 따르고 있다’에 대해 2명 가운데 1명인 51.6%만 동의했고 ‘코로나19 확산에 있어 기독교의 책임이 크다’에 다수가 동의(70.6%)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기독교 청년들은 교회의 코로나19 상황 대처에 대해 매우 인색한 평가를 한 것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절반 정도인 53.3%만 10년 후에도 ‘기독교 신앙도 유지하고 교회도 잘 나갈 거 같다’고 응답했고, 39.9%는 기독교 신앙은 유지하지만 ‘교회는 잘 안 나갈 거 같다’고 했다.
이것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탈교회 현상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가나안 성도가 더 늘어날 것을 시사하는 결과이다. 교회 밖에서 새로운 신자가 유입되지 않는 상황에서 교회를 떠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청년들이 좋은 신앙의 본을 찾지 못하고 성경대로 사는 것을 어렵게 느끼고 있다는 것은 한국교회가 총체적 난국에 빠져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교회에서 말로는 다음세대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구체적인 노력이 부족하고 예산 책정도 충분하지 않다. 다음세대는 언제나 다음 순위로 밀리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청년들을 교회 일꾼이라는 명목 하에 소모품처럼 취급하지 말고, 청년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필요에 민감해져야 한다. 기성세대가 청년들에 대해 일대일의 관계를 갖고 이들의 멘토가 될 수 있도록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 기독교는 쇠락의 길로 접어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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