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정인이의 사망으로 사회적 충격이 컸지만, 같은 기독교인으로서 받은 아픔은 참담할 정도였다. 정인이의 양부모는 모두 유명 기독교 대학 출신이고, 기독교기관에서 일했다. 더욱이 양부모 모두 목회자의 자녀이기도 하다. 그 중 한편은 우리 교단 소속 목회자라는 것은 더욱 놀라운 일이었다. 물론 자녀의 일로 무조건 부모를 비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목회자의 자녀로 살아왔고, 최고의 가치관을 표방하는 기독교 대학에서 공부한 양부모에게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나름의 변명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런 행위를 정당화할 어떤 명분이 있을 수 있을까.
이런 사태 앞에서 우리 신앙은 더 깊이 고민하고 가슴을 쳐야 한다. 기독교 신앙의 심각한 문제가 드러난 것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도대체 성경에서 무엇을 배웠으며 신앙이라는 것이 삶의 현장에서 그렇게 무력할 수 있는 것일까. 기독교 가정에서 어떤 인성을 훈련받았던 것일까.
미국 대통령들은 성경에 손을 얹고 취임선서를 하는 것이 전통이다. 이번에 취임한 조 바이든 대통령도 그랬다. 그는 128년 동안 가보로 내려오던 성경책에 손을 얹었고 그 장면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했었다. 그러나 과연 그렇게 선서하는 대통령들이 손을 얹었던 성경책에 기록된 대로 살아온 것인지, 또 그렇게 살 지는 잘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성경은 선서하는 사람을 멋지게 만들 장식용인지도 모르겠다. 
하나님의 말씀이 기록된 성경. 그 믿음은 삶으로 증명되어야 할 텐데 그렇지 못한 오늘의 모습은 누가 책임져야 할까. 성경을 한 번 읽지 않고 신앙을 갖지 않았더라도 인간의 기본적 도덕관념이나 일반적 상식과 도덕성을 갖춘 사람이라면 결코 할 수 없는 이런 사고를 친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참담하기만 하다. 
도대체 교회 공동체는 무엇을 지향하는가. 목회자는 건강한 신앙인의 표상으로 무엇을 제시하고 있는지, 기본부터 점검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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