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학교가 임시이사 체제를 끝내고 정이사 체제가 출범할 길이 열렸다. 지난 13일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총신재단이사회의 정이사 체제 전환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비상적인 임시이사 체제로 전환된 지 2년을 훌쩍 넘겼다. 이런 일그러진 모습은 국내 최대 교단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주었지만, 이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 이제 우리 교단은 시험대에 오른 것이기 때문이다. 학교의 정상화를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면 다시는 얼굴을 들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비장한 각오가 필요한 때라 아니 할 수 없다. 사분위의 청문 과정에서도 신대원 대표는 정이사 체제 전환에 찬성하지 않았다. 아직도 일부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남아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제 정이사 후보 추천 책임을 맡은 5개 주체인 전·현직이사협의체, 대학평의원회, 개방이사추천위원회, 총회, 교육부가 공정하고도 미래지향적인 태도로 이 중대한 임무를 수행해야 할 것이다. 추천받을 30인 후보는 누가 봐도 합리적이며 박수 받기에 충분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과정을 통해 세워질 이사들은 학교 발전에 물심양면으로 크게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역사적 시점에서 잊지 않아야 할 것이 있다. 방해거리는 늘 외부에 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적은 내부에서 은밀하게 움직이기 마련이다. 따라서 우리는 함께 기도하며 혹시라도 정상화에 재를 뿌리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켜보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총신 정상화에는 이스라엘의 바벨론 포로 귀환 후 성전 재건과 같은 비장한 각오가 요구된다.
부디 정치적 역학관계에 휘둘리거나 일부 세력의 이기적 욕망들이 끼어들지 않기를 바란다. 이와 관련해 총회장은 기득권이나 주도권을 잡으려 해서는 안 되며, 총신의 진정한 주인이신 하나님의 뜻에 맞는 후보자를 추천해야 한다고 천명했다. 이런 마음이 없다면 누구든 정이사 추천에 끼어들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눈을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다. 누가 우리 교단과 총신대학교의 건전한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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