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일형 목사(왕십리교회)

맹일형 목사(왕십리교회)
맹일형 목사(왕십리교회)

2021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가 되면 매번 새로움에 대한 기대치가 있었다. 적어도 올해는 작년과 같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새해의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코로나19 사태는 아직도 진정될 기미가 보이질 않고 있다. 백신은 언제 우리에게 허락될 것인지 기약이 없다. 부동산 가격은 천정부지로 뛰고 있고, 경제 사정은 바닥을 헤맨다. 정치인들은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을 뿐, 국민에 대한 관심은 하나도 없다. 온 세계는 자국의 이권다툼으로 혼돈에 혼돈을 거듭하고 있다. 이처럼 새해가 밝았지만 우리는 어느 곳에서도 소망을 찾지 못한다.

이런 때에는 교회가 소망이 되어야 할 텐데, 코로나19 상황에서 그러질 못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갖은 종교탄압과 6.25전쟁 상황에서도 공적 예배를 포기하지 않았던 한국교회는, 집단감염 위험으로 모든 예배와 모임이 비대면으로 대체되기까지 했다. 이런 상황 가운데 몇몇 교회에서 대규모 확진자가 생기는 바람에 모든 비난의 화살이 교회 전체의 문제로 집중되었다. 이제 교회는 세상을 이끌어가는 리더의 역할과 공동체의 기능을 잃어버렸고, 일개 온라인 방송국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왜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되었을까? 교회가 교회다움을 잃어버려 문을 닫게 되고, 더 나아가 예배가 예배다움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예배 단절의 아픔을 겪어야 하는 것은 아닌 지 생각해 봐야 한다. 지금까지 한국교회가 교회 본연의 사명보다 교세 확장과 외형 키우기에만 급급하지 않았는지 살펴보자. 대면 예배가 옳은가 비대면 예배가 옳은가를 말하기에 앞서, 지금까지 우리의 예배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기쁨과 감성에 호소하는 예배가 아니었던가를 돌아보아야 한다.

우리는 종교개혁자들이 외친 “개혁 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Ecclesia reformata semper reformanda est)”는 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개혁자들이 말했던 개혁의 지향점은 사람의 논리나 트렌드가 아니었다. ‘오직 성경’이었다. 그러므로 교회는 말씀의 기초 위에 굳게 서있는 선명성이 우선되어야 한다. 교회는 교회다워야 교회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교회가 교회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됨은 교회답질 못해서 그런 것은 아닐까?

새해를 시작하면서 당면한 문제의 해법에만 몰입하지 말고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운동선수들도 슬럼프에 빠져있을 때 기본기를 다시 다지는 운동을 한다. 하나님께서 우리나라에 코로나19를 허락하심도 삶의 전반에서 기본기를 다지라는 신호로 본다. 교회도 기본인 성경으로 돌아가야 한다. 교회의 순수성을 말씀으로 회복하고 교회다운 교회, 예배다운 예배에 임해야한다.

이런 회복된 교회를 통하여 하나님은 이 어두운 시대를 살고 있는 자들에게 소망의 빛을 발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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