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양 장로, 칠순잔치 대신 70명에 전해

양복명장 박수양 장로는 40년 넘게 미자립교회 목사님들과 선교사들에게 고급 맞춤양복을 선물하고 있다. 엘부림양복점은 고객의 80%가 기존 고객들의 소개로 올 만큼 품질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양복명장 박수양 장로는 40년 넘게 미자립교회 목사님들과 선교사들에게 고급 맞춤양복을 선물하고 있다. 엘부림양복점은 고객의 80%가 기존 고객들의 소개로 올 만큼 품질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40년 넘게 가난하고 어려운 목회자와 선교사들에게 맞춤양복을 선물해 온 장인(匠人)이 있다. 주인공은 서울 답십리 엘부림양복점 대표 박수양 장로(답십리침례교회). 1968년 양복 업계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 박 장로는 1976년 자신의 가게를 연 후부터 미자립교회 목회자와 선교사들에게 고급 맞춤양복을 선물하고 있다.

“제가 직접 목회는 못하고, 선교는 못하지만, 제가 가진 달란트로 그분들을 섬길 수 있겠다 싶었어요. 제가 만들어드린, 몸에 꼭 맞는 양복을 입고 설교를 하시는 목사님들을 보면 뿌듯하기도 하고 감사한 마음이죠.”

지금까지 수백 벌의 맞춤양복을 선물해 온 박 장로는 지난해 70세를 맞아 또 한 가지 뜻 깊은 결심을 했다. 칠순 잔치를 여는 대신 70명의 목사와 선교사들에게 맞춤양복을 선물하겠다는 것. 지난여름부터 여러 교단에서 미자립교회 목사 등 70명을 추천받아, 맞춤양복을 선물했다. 박 장로는 “난생 처음 맞춤양복을 입어보신다며 너무너무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았다”며 “코로나19로 일거리가 줄긴 했지만, 그만큼 목사님들을 더 섬길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도리어 감사를 표했다.

박 장로는 2010년 한국맞춤양복 기술경진대회 대상, 2014년 아시아맞춤양복 기술경진대회 금메달을 수상하는 등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맞춤양복 명인이다. 2016년에는 한국맞춤양복협회로부터 양복명장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엘부림양복점은 최근 서울시가 엄정한 심사를 거쳐 선정한 ‘오래가게’ 21곳 가운데 한 곳으로 선정되는 등 역사와 가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양복명장답게 정치계, 법조계, 연예계, 음악계, 체육계 등에서 단골손님도 수백 명에 이른다. 최근에는 TV프로그램 ‘미스터트롯’ 결승 무대에 오른 정동원의 맞춤양복을 제작해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고객 대부분은 한 번 양복을 맞춘 다른 고객들의 소개로 엘부림을 찾고 있다. 또 다른 맞춤양복점과 달리 한 번만 양복점을 방문해도 되는 ‘올인원 피팅시스템’으로 해외에서도 고객이 늘고 있다.

박 장로는 “부림양복점이었다가 10여 년 전에 하나님께서 경영해달라는 의미로 엘부림양복점으로 이름을 바꿨다. 지나고 보면 내가 목사님들에게 베푼 것의 몇 배로 하나님께서 갚아주시는 것 같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목사님들을 섬기는 일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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