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2020년의 시계(時計)를 완전히 멈춰 세웠다.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2021년의 시계(視界)도 도무지 예측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될 시기가 코 앞에 다가서면서 절체절명의 비상시국을 맞고 있다.
우리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이 내일 모레인데 이 땅에 기독교가 전래된 이후, 처음으로 교회에서 예배를 드릴 수 없는 굴욕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 물론 유튜브나 화상 줌으로 예수 탄생을 축하할 수도 있지만 교회에 나가지 않는 성탄절을 경험하면서 그리스도들은 누구나 실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허탄함을 느끼고 있다.
거기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고 있는 이유 가운데 개 교회의 부흥회와 선교단체의 집회가 집단감염지의 ‘온상지’로 지목되면서 한국교회에 쏟아지는 비난의 화살은 도를 넘는 수준이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세를 과시하는 듯한 무모한 집단 모임은 자제해야 한다. 거기다 인간이 지닌 교권적 욕망을 채우기 위한 집회나 예배는 절대로 드려선 안 된다. 최근 한국교회총연합은 성탄절만큼은 공간적 크기대비 인원비율로 대면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정부와 중앙대책본부를 찾아 불철주야 협조를 구하려고 백방으로 뛰어 다녔다. 그러나 교회발 집단감염이 속출하면서 시민사회의 비난이 너무 거세 제대로 된 할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오히려 한국교회를 향한 지탄이 상상 이외였기 때문이다.
한국교회는 거룩성을 빙자한 욕망을 버려야 한다. 지금은 냉정한 자기반성이 필요한 시기이다. 특히 신앙의 이념화로 인해 자기만 옳고 남이 하는 일은 배척하는 ‘내로불남’의 전횡은 속히 바로잡아야 한다. 비상(非常) 시기에 비상(飛上)하기 위해서 한국교회는 더 이상 균열이 일어나서는 안된다. 문이 닫힌 한국교회의 성탄절을 보면서 스스로 잘못을 겸허히 회개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그래야 한국교회의 문이 다시 열리고, 대한민국도 새롭게 일어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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