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이 있던 한 부목사가 강원도에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웬일인가 물으니 섬기던 교회를 사임하고 머리도 식힐 겸 강원도에 갔다고 했다. 후임지는 어디냐 물었더니, 아직 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같은 교회를 섬기던 다른 부목사도 후임지를 정하지 못한 채 교회를 사임했다고도 했다.
코로나19로 한국교회 모든 구성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 가운데도 소리 소문 없이 곤란을 겪고 있는 이들이 있다. 담임목사를 도와 교회를 섬기는 부목사, 전도사, 교육전도사들이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미자립교회 목회자들, 선교사들의 고충들이 많았다. 그래서 그들을 위해 총회적으로 미자립교회 임대료 지원 캠페인, 20억원 지원, 게스트하우스 지원 등 나름대로 돕는 움직임이 있었다. 그러나 부목사와 전도사 등에 대한 지원은 찾기 힘들었다. 고충을 몰랐기 때문이기도 하고, 관심이 부족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헌금이 대폭 줄고, 지출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사역자들을 그만 두게 하는 것은 교회에서 흔히들 선택하고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전임 사역자였던 부목사가 자의반 타의반 파트타임 사역자가 되고, 주일학교를 맡은 교육전도사는 주일학교가 모일 수 없다는 이유로 사임을 종용받고 있다. 문제는 교회를 사임한 후에 갈 곳도 줄었다는 점이다. 교회마다 코로나19로 재정이 줄어들고, 신년계획도 제대로 세울 수 없는 탓에 청빙도 눈에 띄게 줄었다. 연말이면 기독신문에 가득했던 ‘교역자 청빙 광고’가 올해는 예년에 비해 절반가량이나 줄었다.
코로나19을 예방하기 위한 구호로, ‘멈춤’이 있다. 한국교회 안에서 부목사와 전도사 등은 어려움이 있어도 이렇다하게 소리 내기가 힘든 위치다. 코로나19로 인해 사역지를 찾지 못해도, 옮겨갈 사역지도 없이 사역을 그만둬야 해도 호소할 곳이 없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교회 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갈 곳 정하지 못한 사역자를 내보내는 일을 잠시 멈추자. 최대한 다른 곳에서 아낄 방도를 찾자. ‘잠시 멈춤’으로 교회가 사랑의 공동체임을 알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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