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필 김관선 목사

필자가 섬기는 교회에서 라오스에 우물을 파고 있다. 지금까지 3억2000만원 정도를 쏟아 부었고 그 돈은 깊은 땅속에서 물이 쏟아져 나오게 했다. 초등학교 운동장에 우물을 설치하기에 그 물 맛을 보는 순수한 아이들과 그 동네 주민들의 얼굴은 기쁨 가득했다. 캄보디아에는 6000만원 정도의 우물을 파고 종료했고, 남아프리카공화국에도 꽤 많은 힘을 썼다. 그 돈이 곳곳에 행복을 선물했다. 돈의 힘!

얼마 전 총신대학교에 2억원을 전달했다. 많은 카메라가 주목했고 곳곳에 보도도 되었다. 그런데 전달하고 내려온 현장의 반응은 싸했다는 표현이 맞을 듯하다. 이상했다. 참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반응은 그렇지 않으니.

신학을 공부하며 목회자를 꿈꾸는 이들에게도 점차 잊히는 주기철 목사를 새겨주고 싶어서 오랫동안 준비했다. 10여 년 동안 1억8000만원이 쌓였다. 새해를 준비하던 중에 재정 담당 장로가 계속 쌓기보다 이제는 학교에 전달하면 좋겠다고 했다. 그것도 2000만 원 정도 더해서 2억을 채우자고 했다. 모두가 동의했고 감사했다. 제직회도 거치지 않았지만 교회에 알리니 모두 즐거워했다. 그동안 헌금한 분들은 더욱 그러했다. 더욱이 매년 1000만원씩 신학과 학생들에게 주기철의 신앙을 이어가도록 장학금도 지급하자는 제안도 뒤따랐다. 의미도 있고 행복하게 2020년을 마무리 할 수 있게 됐다.

그런데 최근 왜 기금 전달 현장이 싸~한 분위기였는지 이해했다. “김관선 목사가 재단이사를 하고 싶은 모양이다”라는 소문. ‘아! 그렇게 돈을 내면 그런 것도 할 수 있겠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역시 돈은 힘이 세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 여러 사람에게 그런 상상을 하게 하다니.

우물을 파는 곳에서는 그 누구도 내 이름이나 얼굴을 듣지도 보지도 못한다. 선교사의 선물로 받아서 고마워하고 주님 이름만 조용히 퍼진다. 그것이 우리의 목적이다. 그런데 여긴 안 그런가 보다. 귀한 것을 귀하게만 보는 것이 아닌 듯해 씁쓸하다. 이런 일을 기쁨으로 짊어지는 고마운 우리 교인들에게 괜스레 미안해진다. 이런 소문이라도 교회에 퍼지면 우리 교인들은 나를 어찌 생각할까 싶으니 속이 편치 않다. 제발 이 글을 읽는 분들은 그냥 밝게 웃어주면 좋겠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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