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온갖 자리가 있다. 그 자리에 적절한 사람이 앉으면 세상은 좋아지기 마련이다. 우리가 믿기는 하나님께서 그 자리에 맞는 사람을 앉히신다는 것이다. 사울 같은 왕도 하나님께서 세우셨다. 겸손하고 용기 있던 사울을 이스라엘의 첫 왕으로 세우신 것은 적절해보였다. 그런데 자리에 앉고 난 후 망가지고 말았다. 그 때부터 자리를 지키고 싶고 대접만 받고 싶은 그는 결국 최고의 복을 받을 기회를 놓친 것이다.

우리 교단 내에도 참 많은 자리가 있다. 그 자리를 차지하고 앉은 인사들로 인해 우리 교단도 점점 좋아지고 건강한 교회로 든든히 서간다고 믿는다.

그런데 사울이 그랬듯이 자리에 앉고 나니 달라지는 사람들도 있다.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온갖 듣기 좋은 말로 포장하고 또 비전도 제시하지만 앉고 난 후는 달라지는 것이다. 자리가 목적인 사람, 또는 자리를 자기 욕망의 도구로 생각하는 자들의 결말이다. 그렇게 앉고 나니 자기 욕심대로, 자기 생각대로 해야만 한다.

모두 조심해야 한다. 함부로 자리에 앉지도 않아야 하고 앉았다면 앉히신 그 분 앞에 겸손해야 한다. 그 분의 뜻을 살피고 힘들고 손해가 되어도 그 뜻대로 섬기는 역할을 해야 한다. 혹시 능력은 모자라더라도 나쁘지는 않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리는 복이 아닌 화가 된다.

그 화는 당사자만이 아니다. 그런 사람으로 인해 공동체도 병들고 구성원 모두가 고통을 겪으니 이만 저만한 손해가 아니다. 그래도 우리는 절망하지 않는다. 하나님께서 그 위에 계시기 때문이다. 그 분을 세우시고 또 고쳐 가시고 만일 적절하지 못하면 직접 손을 대서 밀어내거나 그 대가를 치르게 하시는 분임을 역사 속에서 증명해 주셨다.

지금 내가 차지한 자리에서 나는 무엇을 하는지 점검하자. 이왕 앉았다면 무를 수 없으니 자리를 빛내야 한다. 자리가 나를 빛내는 것이 아니다. 여기저기 내미는 명함이 나를 높여주지 않는다. 그 자리에 앉은 사람이 바로 서서 섬기면 자리가 빛나게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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