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연합기관이 하나로 재편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예장합동은 11월 19일 총회실행위원회를 열고 현재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에만 가입되어 있는 교단의 현실에서 벗어나 이단가입 문제로 탈퇴했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도 교회연합기관의 하나됨과 발전을 위해 선도적으로 통합을 추진키로 했다. 이날 실행위원회에서는 이단문제는 물론 금권선거 그리고 전광훈 목사의 행보와 관련하여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한기총과 교류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팽배했다.

하지만 다수의 실행위원들은 최근 몇 년간 교계 연합기관의 분열과 난립으로 기독교가 한 목소리를 낼 수도 없었고, 코로나19와 같은 상황에서도 오히려 우왕좌왕하며 혼란을 일으켜 교계의 영향력이 현저하게 상실되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하나된 강력한 연합기관의 ‘등장’을 요구했다.

현재 한국교회 연합기관은 90% 이상이 한교총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물론 진보적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나름대로 활동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예전에는 보수는 한기총, 진보는 교회협의회의 양대기구로 인식됐는데, 지금은 이름이 비슷비슷한 한교총, 한기총, 한교연 등의 보수연합단체와 교회협의회 등이 춘추전국시대처럼 활동하고 있다. 이런 혼란스러운 한국교회 생태계 가운데 하나된 연합단체의 통합은 각 교단의 결속을 강화시키고 이단문제, 대사회문제 등이 터졌을 때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은 11월 26일 예장합동이 한기총과 교류 재계를 중단하고 새로운 연합기관 추진에 신중을 기해줄 것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국교회 연합기관들이 부패와 분열을 거듭하면서 철저한 반성없이 권위가 상실된 한기총과 교류는 잘못된 전철을 되풀이 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었다.

예장합동은 기윤실의 이러한 충정어린 성명서도 살펴가면서 슬기롭게 기독교의 하나된 연합단체의 구슬을 잘 꿰어가야 한다. 한국교회가 한 목소리를 낼 때에 기독교의 정체성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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