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대 목사(늘사랑교회)

권성대 목사(늘사랑교회)
권성대 목사(늘사랑교회)

전도사 시절 때 목사님으로부터 들었던 이야기가 종종 떠오른다. 약 100여 명의 성도가 모이는 교회 였는데, 어느 날 담임 목사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전도사님, 내가 개척했을 때 우리 교회에는 집사람과 어린 아이들밖에 없었어. 새벽기도회를 하면 집사람만 앉혀놓고 설교를 했었지. 그러던 어느날 새벽설교 끝나고 강대상 뒤에서 기도하고 있는데, 교회 문이 삐거덕하고 열리는 소리가 났어. 강대상 옆으로 얼굴을 내밀고 봤더니 낯선 사람이 들어오더니 기도하는 거야. 얼마나 반가웠는지 몰라.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드렸어. 그런데 그 기도가 끝나기가 무섭게 또 한 사람 들어오는 소리가 삐거덕하고 나는 거야. 감격스러워 뛰는 가슴을 억누르며 강대상 옆으로 머리를 내밀고 봤지. 어둑어둑한 가운데 아까 왔던 사람이 나가는 소리였어.”

가끔 이 이야기를 떠올리며 한 성도가 얼마나 귀한지를 다시 생각한다. 유학지에서 교회에 청빙 받아 오면서 미리 교회 요람을 가져가서 사진과 이름을 외우느라 최선을 다했다. 많은 성도 사이에서 한 성도 한 성도의 가치가 묻힐까봐 그랬던 것이다. “한 성도가 바로 교회다”라는 마음으로 목회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목회하다 보니 나와 통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마음으로 힘들어 했다. 한 성도 한 성도를 사랑하고 싶은데…. 솔직히 마음에 불편한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오히려 그 한 사람을 내가 품지 못한다면, 내가 품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라는 생각으로 애를 썼다. 그러면서 “이런 애씀이 바로 목회다”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또한 미워지는 성도를 심방해야 하는 일이 생겼을 때, 하나님 앞에 엎드려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심방 못하겠다고 떼를 쓴 것이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 성도와 나의 위치를 바꾸어놓으시면서 3일 만에 작으나마 그를 향한 사랑이 생기기 시작해서 심방한 일도 있다.

요즘 중대형 교회가 많아지면서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가치가 소홀해질 수 있다는 노파심을 갖는다. 맨발의 전도자로 알려진 썬다싱의 따뜻한 일화가 떠오른다. 티베트 지역에서 동료 한 사람과 복음 전하러 다닐 때의 이야기다. 어느 날 갑자기 눈보라가 휘몰아쳐 두 사람은 생사의 갈림길에 서게 되었다. 그런데 산등성이에 이르러 쓰러진 한 사람을 보게 된다. 아직 숨은 붙어 있었다. 썬다싱이 말했다. “업고 갑시다.” “우리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라는 동료의 불평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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