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원욱 목사(한성교회)

도원욱 목사(한성교회)
도원욱 목사(한성교회)

우리에게 2020년은 그 어느 때보다도 힘겹게 느껴진 시간이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는 고통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과거의 재난들이 국지적 성격을 띤 것과는 달리 코로나19는 동시 확산으로 온 지구촌 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 사회도 감염병에 최선으로 대응하고 있으나, 질병 자체의 영향력을 피해가지 못했다. 특히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곳은 교회다. 한국 기독교는 코로나19 펜데믹으로 혼돈의 시험대에 놓여 있다. 

중요한 것은 이 혼란과 혼돈의 시기에 교회가 무엇을 해야 하는 지 생각해야 한다는 점이다. 실력의 차이가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다. 고민의 차이가 결과를 만들어 낸다. 최근 목회데이터연구소의 주간리포트에는 간과할 수 없는 통계가 실렸다. 4월과 7월에 예배를 드리지 않은 비율이 13%에서 18%로 상승했다. 코로나19 종식 후에서 교회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비율도 2%에서 6%로 증가했다. 주일예배를 반드시 교회에서 드려야 한다는 인식도 41%에서 29%로 낮아졌다. 목회자가 현 상황을 적신호를 인지하지 못한다면 이어지는 제2, 제3의 문제 앞에 속절없이 무너지게 될 것이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우리는 무엇에 집중하고,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코로나19로 얻은 중요한 교훈이 있다. 본질을 지키되, 방법의 다양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어려움과 도전에도 교회가 지켜야 할 본질을 타협해서는 안 된다. 목회자가 지켜야할 목회의 본질이 무엇인가? 교회용어사전에 목회를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목사가 교회를 담임하여 설교하며 성례전을 베풀고, 교회를 행정적으로 관리하며, 성도 개개인의 영혼을 돌보아 신앙생활을 지도하는 일을 말한다.” 요약하면 목사는 영혼을 인도하는 목자이다. 목사는 교회와 교인을 위해 존재한다. 반면에 교회와 교인은 목사의 지도에 따라 완전히 다른 신앙의 길을 걷게 된다.

목사는 도전을 주는 사람이다. 성도들이 말씀을 들을 수 있도록 예배를 세워야 하며, 기도의 자리에 설 수 있도록 도전과 감동을 주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과 우리, 우리 서로의 교제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교회는 예배당이 아니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 함께 예배하며, 이 땅을 위해 기도하고, 동역자들을 위로하고 길러내는 부름 받은 자들의 모임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도들이 이런 본질에서 떠나지 않도록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생각해보면 코로나19 때문에 할 수 있는 것도 꽤 많다.

코로나19가 얼마나 지속될 지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종식되는 어느 시점에 이르러서는 이 시기를 우리가 어떻게 보냈는지 각기 다른 성적표를 받게 될 것이다. 교회와 성도들을 위해 고민하기 시작하면 상황에 접목할 수 있는 무수히 많은 지혜를 주실 것이다.

현재의 상황, 환경, 인식, 분위기 등 그 무엇도 교회에 긍정적인 요소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우리는 영혼을 인도하는 자로 하나님께서 세우신 목회자다. 우리가 물러서는 그 지점이 교회의 영적 마지노선이 된다. 2021년이 어떤 모습으로 전개될 지 예측하기 힘들다. 이런 상황을 두고 요란스럽지도 않아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너무 침체되지도 않아야 한다. 다만 우리에게 맡기신 영혼들을 생각하며 예수님처럼 우리가 가야할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착하고 충성된 종의 모습으로 새해 목회 계획을 세우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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