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경 목사(총회미래전략본부장)

노재경 목사(총회미래전략본부장)
노재경 목사(총회미래전략본부장)

지난 11월 3일 프레스센터에서 일반 국민 설문결과에 대한 총회장 특별기자회견이 있었다. 이 설문은 ‘위드 코로나 시대 한국교회 신생태계 조성 및 미래정략수립 설문 TF’(위원장:소강석 목사)에서 실시한 것으로 특별히 다음과 같은 유의미한 결과를 볼 수 있었다.

첫째, 한국사회 안에서 그리스도인들의 위치 및 정체성을 재발견할 수 있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종교인 전체적으로 종교생활이 줄어들었지만, 그런 중에서도 기독교인들의 종교생활은 다른 종교인들에 비해 오히려 늘었다는 응답이 많이 나온 것이다. 기도하는 시간을 보면 가톨릭이 8.8%, 불교 2.8%인데 반해 기독교는 20.2%로 높았고, 경전을 읽는 시간도 불교 1.1%, 가톨릭이 7.2%인데 비해 기독교는 15.0%로 높았다. 이 사실은 기독교가 전체 인구의 19.3%로 수적 우위와 함께 그 활동 또한 가장 활발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기독교인들은 한국의 종교인들 중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가장 수준이 높은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기독교는 좀 더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수적 우위를 힘의 우위로 생각하는 섣부름보다, 우선은 힘을 결집시키는 원 리더십을 기반으로 정부나 국민들을 상대로 겸손하고도 정중하게 의견을 개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럴 때 기독교는 이제 한국교회 만의 자산이 아니라 한국사회 전체의 귀중한 자산으로서 사회를 질 높게 동력화 하려는 일에 선도적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일반국민들이 원하는 ‘가장 바람직한 교회의 미래상’에 대하여 물어보았다. 그 결과 사회에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교회가 28.2%로 가장 높게 나왔다. 이 사실은 기독교가 사회의 방향을 잡아줌으로 사회적 안정성을 확보해 달라는 요구인 것이다. 지금 사회는 코로나19로 흔들리고 있다.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국제관계 등 모든 부분이 불안하다. 이러한 때 일반 국민들은 기독교가 한국사회에 확고한 리더십을 가지고 방향을 잡아주었으면 하고 바라고 있는 것이다. 이제 기독교는 사회적 어젠다에 대하여 갈등의 위치에 서서 불안을 부추기기보다는 리더의 위치에서 ‘소통하고 설득하고 비전을 공유’하는 플랫폼을 구축함으로 사회적 의지처가 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 외에도 많은 지표들을 읽을 수 있었지만 결론적으로 이번 조사는 우리에게 커다란 블루오션과 과제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먼저 본 조사에서 일반 국민들은 종교의 필요성에 대하여 64.5%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반면에 28.6%가 부정적으로 보고 있었다. 현재 전체 국민의 45.5%만이 종교를 가지고 있고, 무종교가 54.1%이다. 19%의 종교적 블루오션이 우리 앞에 놓여 있는 것이다. 그동안 기독교가 ‘성장의 한계’에 도달했다는 ‘책임 회피적이며 연민적인 자기고백’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쩌면 그 한계는 이전 성장 추구방식의 한계가 아닐까. 

더 놀라운 것은 자신의 핵심가치를 물어보았을 때 종교(구원)의 중요도가 단수 선택 시 2.8%, 복수 선택 시에도 3.3%에 불과했다. 이들이 모두 기독교인들이라고 가정해도 19.3%의 기독교인들 중 16.5%는 기독교의 가치가 핵심가치에서 멀어져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신앙을 생명화 하지 못한 것으로 ‘명목상 신앙인’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닐까. 이것은 어쩌면 기독교가 존망의 기로에 서 있는 ‘풍전등화’의 모습을 보여주는 지표는 아닐까.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야만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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