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성익 목사(창성교회)

함성익 목사(창성교회)
함성익 목사(창성교회)

관선이사(임시이사) 체제는 학내 비리를 제지하기 위하여 교육부에서 도입한 일종의 법정관리 조치이다. 애석하게도 이러한 조치가 세상의 빛이 되고자 개혁주의를 표방하는 총신대학 내에 시행되었다는 점은 굴욕적이면서도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다행스럽게도 교육부와 사학분쟁조정위원회는 총신대의 임시이사 선임사유가 해소되어 정상화 추진계획안을 제출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정이사 체제를 구성하는 일이 현실적인 과제로 남겨진 이상 몇 가지 제언을 달아본다.

첫째, 총신과 총회간의 신뢰 구축을 위한 끊임없는 소통의 장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얼마 전 있었던 증경총회장과 총회장을 비롯한 총회 임원진과 총신학생들 사이에 정상화를 위한 대화의 초석을 놓은 일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비록 원우회와 총학생회가 정이사 체제 전환에 대하여 시기상조의 입장을 취하며, 총회의 입장과 차이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정이사 체제를 확립해야 한다는 부분에서는 총회와 총신 모두가 동의하고 있는 바, 계속해서 총신과 총회 차원의 공식적인 대화의 장을 펼쳐나갈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다.

둘째, 건학이념을 계승하는 이사 후보를 제시해야 할 것이다.
총신대학교의 모체는 ‘조선예수교장로회신학교’(평양신학교)로서 개혁신학, 개혁신앙, 개혁실천이라는 건학이념을 이념을 통해 한국교회에 생명을 불어넣는 기독교 지도자들을 배출해왔다. 학교의 이념을 바로 알고 뒷받침 해 줄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 총신의 학생들은 진정으로 신뢰할 수 있는 믿음의 선배를 보고 싶어 한다. 평양신학교의 이념을 승계하고, 총신 공동체로서 화합을 건학이념을 통해서 다져 나가야 한다. 정치적 무풍노선의 입장에서 건학이념의 소명을 갖춘 분들을 선별하여 세워 나가야 할 것이다.

셋째, 직영신학교라는 고유성을 존중하는 정관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총신대학교는 출생배경이 총회가 설립한 직영신학교라는 특수성을 지니고 있다. 학교법인이 총신대학교를 설치, 경영하지만 학교법인을 설립할 수 있도록 법률행위를 주도한 것은 총회이다. 따라서 총신은 총회와 긴밀히 협조하는 것이 당연한 모습이다. 총회가 설립한 신학교로서의 근본정신을 이어받아 총회와 긴밀히 소통하며 지도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하는 법적 기반을 정관을 통하여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운영자금 마련과 관리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이재서 총장은 30억원 정도의 재정 지원과 더불어 학교 운영과 발전에 소명의식을 갖춘 이들의 협력을 구하고 있다. 직영신학교라고 하는 타이틀만 갖추고 있을 것이 아니라, 총신의 세계화로 수준 높은 연구와 학업이 이루질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울 수 있는 길들을 열어놓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 일에 등용되는 이사진들의 협력하는 자세가 총신이 바라는 재정적 도움의 돌파구를 열어 줄 수 있을 것이다.

118년의 장자교단으로서의 전통 속에 한국교회에 개혁주의 신학을 표방하는 총신대학교를 위하여 무엇보다도 총회 지도자들과 온 교회, 그리고 총신의 학우들과 함께 하나님 앞에 대대적으로 연대하여 기도의 무릎을 꿇는 것이 어떤 제언들보다도 우선적으로 취해야 할 행동강령이다. 정상화된 모습으로 한국교회 앞에 일어서고, 세계 속에 개혁주의의 위상을 떨칠 수 있는 총신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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