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과 아픔이라는 긴 터널을 통과하여 어느새 밝은 빛이 보이며, 이제 터널을 벗어날 것 같은 총신대학교다. 그런데 갑자기 터널이 더 길어진 것 같은 느낌은 무슨 일인가? 

일부에서 정상화 할 재단이사회에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는 것처럼 성명하는 일이 일어났다. 그리고 학생들도 마치 하나인 듯 행동하며 급기야 교육당국에 임시이사 체제를 유지해달라는 요청까지 했다. 일부의 이런 움직임은 학교를 다시 싸움터로 만들 위험이 있다. 그동안 긴 싸움으로 학교와 교단은 엄청난 손상을 입었다. 이제는 싸매고 회복시키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물론 앞에서 언급한 주장이 학교를 건강하게 세우고 싶은 순수한 마음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고, 상대가 있는 경우는 싸움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혹시라도 이런 순수해 보이는 태도 뒤에 숨어 누군가가 학교를 장악하려 든다면 그것은 기필코 막아야 할 위험한 일이다. 학교든 교단이든 순수하게 봉사할 사람들이 섬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몇 년씩 갈등했던 주체들은 결국 학교를 전리품으로 생각했던 것이라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충심은 이해하지만 일부 학생들과 교수, 그리고 학교에 관심을 갖는 누구든, 섣부른 행동으로 정상화를 늦추거나 좌초시키지 않아야 한다. 그럴만한 가치관과 애정이 있는 인사가 학교를 학교답게 만들어가야 한다.

지난 주에 있었던 총회장 취임 감사예배에서 소강석 총회장은 학교를 위해 2억원이라는 거금을 기부했다. 그 자리에서 총회장은 최근 학교의 비상한 움직임에 실망하여 단 1원도 주고 싶지 않았지만 총장의 간절한 메시지를 받고 감동받아 결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 자칫 잘못하면 진심으로 학교를 위해 헌신하고 싶은 마음을 좌절시킬 수 있다. 그런 위험한 일은 자제되어야 한다. 합리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리더들의 학교를 든든히 세우려는 노력을 믿고 기다려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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