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째 하락하던 한국교회 신뢰도, 코로나19 상황서 ‘적대적’으로 변해
사회적 역할 기대는 여전히 높아, 윤리와 도덕 실천으로 거룩 회복해야

한국 교회가 코로나19에 맞서 교회 시설 이용 중단, 온라인 영상예배 전환, 소모임 자제 등 적극적이고 선도적으로 대응을 해왔다. 하지만 몇몇 교회의 오프라인 예배 강행과 교회 내 감염자 증가, 사랑제일교회의 정치적 행보 등으로 교회에 대한 대사회적 인식이 싸늘하다 못해 적대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우려 섞인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6월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지용근)가 리서치 기관인 엠브레인 트랜드모니터의 ‘종교(인) 및 종교인 과세 관련 인식조사’ 결과 등을 종합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에 응답한 2000명 중 다수가 기독교인에 대해서 ‘거리를 두고 싶은’(32%), ‘이중적인’(30%), ‘사기꾼 같은’(29%) 등의 부정적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의 종교 문제를 ‘종교계 자체 부정부패’(65%), ‘종교계의 집단 이기주의’(55%), ‘종교인들의 바람직하지 못한 생활’(35%)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러한 기독교에 대한 신뢰도 하락은 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나타난 현상이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이 한국교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를 측정하기 위해 2008년을 시작으로 2009년, 2010년, 2013년, 2017년, 2020년까지 총 6차례 실시한 설문 결과를 추적 조사해보면, 우리 사회가 한국교회에 대한 신뢰도가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2020년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는 국내 코로나19 대확산 이전인 1월 9일부터 11일까지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를 얼마나 신뢰하느냐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63.9%가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신뢰한다는 응답은 31.8%에 그쳤다.(95% 신뢰수준에서 ±3.1%p) <표1>

왜 국민들은 한국교회를 신뢰하지 않을까? 그 이유도 이 조사에서 살펴볼 수 있다. 응답자의 25.9%는 ‘불투명한 재정 사용 개선’을 주원인으로 꼽았다. 그 뒤를 ‘교회 지도자들의 삶’(22.8%), ‘타종교에 대한 태도’(19.9%), ‘교회의 성장제일주의’(8.5%) 등이 고칠 점으로 제기됐다.

그렇다면 교회는 잃어버린 신뢰도를 어떻게 회복해야 할까? 우리 사회는 적어도 교회에 대해 높은 도덕성과 배려를 기대하고 있다. 응답자의 51.5%가 ‘윤리 및 도덕성 회복’이 목회자들에게 필요한 부분이라고 답했다. 또 한국교회의 신뢰도 제고를 위한 사회적 활동에서도 ‘윤리와 도덕 실천 운동’(49.8%)이 ‘봉사·구제활동’(27.9%)보다 더 선행되어야 할 덕목으로 꼽았다. 더불어 기독교인이 신뢰를 받기 위해 개선해야 할 사회적 활동으로는 ‘남에 대한 배려 부족’(26.6%), ‘정직하지 못함’(23.7%), ‘배타성’(22.7%) 등이 지목됐다.
또 다른 설문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왔다. 총회 코로나19시대 한국교회 신생태계 조성 및 미래전략 수립을 위한 설문조사 TF팀(대표:소강석 목사)은 <기독신문>을 비롯한 기독교 8개 언론기관과 함께 지난 8월 13일부터 20일까지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의 종교 영향도 및 일반국민의 기독교(개신교) 인식 조사’에서도 동일한 해법이 제시됐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

응답자의 34.8%는 “사회적 활동 중 코로나19 이후 기독교가 사회를 위해 가장 힘써야 할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윤리와 도덕 실천 운동”이라고 답했다. 그 뒤를 “사회적 약자 구제 및 봉사(24.1%)”가 뒤따랐다. <표2>

이러한 추이를 분석해보면 한국교회가 나갈 방향은 선명하다. 우리 사회에 교회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기독교 자체적으로 거룩성을 회복하고, ‘윤리와 도덕 실천 운동’으로 세속을 정화시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또한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구제와 봉사’와 같은 기독교 본연의 대사회적 책무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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